“감독님이 오셔서 선수들이 모두 좋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감독님이 (시즌 끝나기 전에) 오셔서 정말 다행이다.”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 김대경 감독대행(36)은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2022∼2023시즌 V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이탈리아 출신인 마르첼로 아본단자 전 튀르키예항공 감독(53)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권순찬 전 감독(48) 경질 이후 48일 만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취업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가 끝나지 않아 이 경기까지는 김 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선두 흥국생명은 이날 신임 감독 앞에서 3-1(22-25, 25-18, 25-17, 25-23) 역전승을 거두고 2위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를 4로 벌렸다. 아본단자 감독은 “흥국생명 감독이 돼 영광이고 한국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흥국생명의 강점을 잘 알고 있다.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시작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그리스 여자 국가대표팀 사령탑이기도 한 아본단자 감독은 국내 배구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2013∼2017년 튀르키예 페네르바흐체를 이끌면서 ‘배구 여제’ 김연경(35)과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과 함께 튀르키예 리그와 컵 대회 우승 트로피를 각각 두 번 들어올렸고, 유럽배구연맹(CEV)컵에서도 우승을 경험했다. 세터 출신인 아본단자 감독의 아내 담라 씨(37)도 페네르바흐체에서 팀 매니저로 일한 적이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아본단자 감독은 유럽 리그에서 활약한 최정상급 지도자다.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유럽식 훈련 시스템을 도입해 흥국생명 배구단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감독 본인께서 ‘앞으로 흥국생명에 집중하겠다’고 한 만큼 그리스 대표팀 감독 계약은 자연스레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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