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와 시민들이 3일 새벽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지켜보다 김영권의 동점골에 환호하고 있다. 2022.12.3/뉴스1
벤투호가 일궈낸 ‘기적의 16강’에 광화문 일대는 함성과 눈물로 뒤덮였다.
3일 0시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주최 측 추산 시민 3만명이 한파를 뚫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1-1로 팽팽하게 맞서던 한국-포르투갈전 후반 46분 황희찬 선수가 역전골을 터뜨리자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정민(25·여)씨는 “오늘 광화문 광장에 오길 너무 잘했다”며 “손흥민 선수가 골을 넣을 줄 알았다. 기대를 크게 안 했는데, 추가시간에 골을 넣어서 너무 좋다”고 눈물을 흘렸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앞선 2경기서 1무1패(승점 1)로 16강 진출이 희박하던 한국은 극적 역전승과 함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보던 구자휘씨(32)도 “한마음 한뜻으로 (태극전사를) 응원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16강 브라질전에도 거리응원을 나올 것이다. 이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겅충겅충 뛰며 흥분을 가라앉지 못하던 강씨는 “이게 대한민국이죠! 너무 멋있다. 믿고 있었어요”라고 외쳤다.
이강인 유니폼을 입은 심현보군(19)과 김종윤군(19)은 ‘춥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오히려 덥다”며 “열정으로 불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권경원과 정우영이 포르투갈 선수를 막아서고 있다. 2022.12.3/뉴스1광장에 있던 시민 대다수는 영하에 가까운 날씨에 담요와 귀마개를 두르고 있었지만, “대~한민국!” 응원가가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이들은 일면식 없는 주변 사람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뛰기 시작했다. 함성이 커지자 일부는 패딩을 벗어던지고 본격적인 응원전에 나섰다.
전남 목포에서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올라온 김은주씨(19)도 붉은 티셔츠 안에 티셔츠 여러 벌을 껴입고 응원전에 나섰다.
김씨는 “수능 때보다 덜 추운 것 같다. 이 정도 추위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흰 패딩이나 검정 패딩을 걸쳐 입고 응원하는 사람을 누가 ‘붉은 악마’라고 부르겠느냐”고 반문했다.
경기 관람을 마친 시민들은 경찰 안내에 따라 퇴장했다. 일부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았고 “대~한민국” 구호를 외쳤다.
서울 강남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태룡씨(41)는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하루 예약 문의전화만 100통 넘게 받았다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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