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눈물의 LPGA 은퇴… “마지막 퍼팅땐 공도 잘 안보여”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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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마쳐
2008년 데뷔 후 통산 9승 거둬
전날 3R 홀인원 BMW 신차 받아
내달 SK쉴더스서 KLPGA도 은퇴

최나연이 23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최나연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15년간의 LPGA투어 생활을 마쳤다. BMW코리아 제공
최나연이 23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은퇴 소감을 밝히며 울먹이고 있다. 최나연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15년간의 LPGA투어 생활을 마쳤다. BMW코리아 제공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려놓은 그는 필드를 걸으며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글썽이는 눈으로 그린 위에 올라온 그는 마지막 퍼트를 끝낸 뒤 팬들을 향해 인사했다. 응원해준 동료 선수들에게도 다가가 고마움을 전했다. 여전히 울고 있었다.

최나연(35)이 23일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눈물의 고별전’을 치렀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최나연은 9번홀 그린에 올라서며 눈물을 보였다.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들도 함께 훌쩍였다. 15년간의 LPGA투어 활동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홀이었다.

‘나연아 고생했어, 앞으로 하고 싶은 거 다 해!’ LPGA투어 동료들인 박인비(34) 김하늘(34) 이정은(34) 유소연(32)은 이런 내용을 적은 현수막을 들고 응원했다. 최나연은 이들과 포옹하면서 또 울었다. 최나연은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 공동 47위로 투어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최나연의 공식 은퇴 경기는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이지만 LPGA투어는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최나연은 “마지막 홀 티샷을 한 뒤 같은 조의 양희영이 수고했다면서 울어 나도 울음이 터졌다. 눈물이 계속 떨어져서 마지막 퍼팅을 할 땐 공도 잘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최나연은 대회 종료 후 미디어센터에서 자신의 LPGA투어 경기 장면을 추린 영상과 동료 선수들의 영상 메시지를 보고서도 울음을 참지 못했다. 최나연은 “2009년 (투어) 첫 우승 장면이 나올 때 감정이 북받쳤다. 15년간의 추억이 머릿속을 스쳤다”며 “이 시간 동안 잘 싸워 왔고 마무리를 잘할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서로 응원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 소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2008년 LPGA투어 Q스쿨을 통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최나연은 이듬해인 2009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LPGA투어 9승을 포함해 통산 15승을 기록했다.

22일 최나연은 이번 대회 3라운드 12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1억5000만 원 상당의 BMW 뉴X7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BMW가 이번 대회를 통해 국내에 공개한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이다. 최나연은 “미국에선 차를 정리했고, 한국에서는 차가 없어 뭘 사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좋은 선물”이라며 기뻐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12월 결혼을 앞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5)가 차지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쳐 최종 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했다. 2위 앤드리아 리(24·미국)를 4타 차로 제치고 시즌 2승이자 통산 18승째를 챙겼다. 김효주(27)와 최혜진(23)은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3위(16언더파 272타)를 했다. 한국 선수들은 LPGA투어 13개 대회 연속 ‘무승’에 그쳤다.

이번 대회 첫날 8언더파를 기록하며 1라운드에서 단독 2위였던 아마추어 10대 골퍼 김민솔(16·대구 수성방통고)은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 공동 10위로 대회를 마치면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원주=김정훈 기자 hun@donga.com
#골프#최나연#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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