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6세 히딩크 "지금껏 테니스 치는 비결? 한국서 받은 무릎 수술 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30일 17시 07분


코멘트

거스 히딩크 동아일보 단독 인터뷰
2014년 한국서 관절염 수술
이틀 전 韓 방문해 골프-테니스 즐겨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 강남제이에스병원에 검진 차 방문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한국축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서울 강남제이에스병원에 검진 차 방문해 자신의 건강 상태와 한국축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76)은 28일 한국에 온 뒤 틈나는 대로 골프와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29일엔 뉴코리아CC에서 골프를 쳤고 30일 새벽엔 여자친구 엘리자베스와 테니스를 쳤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 테니스를 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서울 강남제이에스병원에 검진 차 방문한 히딩크 전 감독은 “2014년 오른쪽 무릎 퇴행성관절염 수술을 받은 뒤 완전히 달라진 삶을 살고 있다”며 만족해했다. 그는 그해 1월 송준섭 강남제이에스병원 원장(53)의 집도로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을 받았고, 8년 넘게 지난 지금도 큰 문제없이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 제대혈줄기세포 수술은 아픈 무릎의 연골을 긁어내고 줄기세포를 심어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난해 5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큰 고생을 했는데 탄탄한 무릎 때문에 잘 버텼다고 했다. 그는 “10일 동안 체중이 10kg이 빠질 정도로 힘들었다. 코로나19와 싸우기 위해 운동을 해야 했는데 과거와 달리 무릎이 안 아파 테니스와 골프로 체력을 키울 수 있었다”며 웃었다.

2002 월드컵 20주년 기념 ‘2022 KFA(대한축구협회) 풋볼 페스티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히딩크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에 대해 “짧은 시간에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이제 세계적인 선수가 됐다. 아주 어려운 벽을 넘어섰다. 이젠 수준급으로 도약했으니 언제든 다시 득점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년 전 한국을 떠나며 박지성 전북 어드바이저(41)와 이영표 강원 FC 사장(45)을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 데려가 성공시킨 사례를 들며 “한국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로 바로 가려고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는 결정”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빅리그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훌륭한 팀들이 많은 네덜란드나 벨기에 등에서 경험을 쌓고 가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해 경기를 뛸 수 있다. 박지성도 그렇게 해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과 이영표는 PSV 에인트호벤을 징검다리로 각각 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으로 이적해 활약했다. 손흥민은 유소년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로 건너가 성인무대를 경험한 뒤 EPL로 이적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2002년 당시 한 두 명의 한국선수들 더 데려가고 싶었지만 다른 길로 가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히딩크 전 감독이 그 선수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간 이천수(41)와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와 계약 갈등을 빚고 있던 안정환(46)이란 소문이 돌았었다.

다시 축구현장으로 돌아간 홍명보 울산 감독(52)에게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축구 감독은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 법이다. 그게 축구다. 홍 감독은 그런 것을 다 겪었기에 훌륭한 감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 감독은 책임감이 강하고 늘 신중하다. 최선을 다한다. 이제 경험도 쌓았다.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고 덕담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한국의 동메달 획득을 지휘했던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땐 조별리그 탈락이란 고배를 들었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역임한 홍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다시 프로축구 지도자로 돌아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