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승 투수가 돌아왔다…두산 이영하 역투에 반색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11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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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의 이영하(25)가 올해 가장 뛰어난 투구를 선보이면서 두산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영하는 지난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2패)를 올린 이영하는 시즌 평균자책점도 4.46으로 끌어내렸다. 에이스의 위용을 찾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7이닝 무실점 투구는 이영하에게 큰 의미가 있는 수치이다. 올해 최다이닝 투구였고, 실점 없이 경기를 끝낸 첫 경기였다. 7이닝 이상 투구는 2020년 5월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7⅔이닝 3실점) 이후 710일만이었다.

2017년 두산에서 데뷔한 이영하는 2018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0승을 올렸다. 2019년 본격적으로 선발로 뛰기 시작한 이영하는 17승 4패 평균자책점 3.64의 성적을 올리며 두산의 차세대 에이스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영하는 2020년 슬럼프를 겪었고, 시즌 후반에는 불펜으로 뛰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구위 난조로 불펜투수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선발로 나으면 제구력이 들쑥날쑥했고, 이닝을 거듭할 수록 구위가 떨어졌다.

이영하는 올해 다시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하는 151㎞의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포크볼 구사 비율을 늘렸다.

포크볼의 경우, 높은 쪽으로 형성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헛스윙과 파울, 범타를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포크볼로 인해 슬라이더의 위력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날 키움전 7회말에 보여준 투구는 인상적이었다.

이영하는 선두타자 이정후와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실점 위기에 놓인 이영하는 자신의 모든 힘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빠른 직구를 연신 뿌리며 송성문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지영을 상대할 때 볼넷을 내줬지만 150㎞의 강속구를 던졌다. 2사 후 이주형을 상대할 때에도 힘으로 상대를 눌러버리며 만루 위기를 탈출했다.

이영하의 투구수는 102개. 마지막 피칭의 구속도 150㎞에 육박했다.

두산(18승 14패)은 이영하의 호투에 힘입어 3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선수단은 돌아온 에이스의 투구를 승리보다 더 기뻐했다.

두산에서 올해 선발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불펜진이 비교적 약한 두산은 선발진에서 버텨주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

지난해 최고의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어깨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두산 선발진에서 로버트 스탁(4승 평균자책점 1.66)과 최원준(2승 3패 평균자책점 1.91)을 제외하면 다소 불안한 건 사실이다. 곽빈(1승 4패 평균자책점 2.78)은 좋은 구위를 갖고 있지만, 경기 운영과 제구력은 다소 불안하다. 대체 선발로 뛰고 있는 최승용(1승 1패 평균자책점 4.15)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스탁과 최원준, 이영하가 잘 버텨주고 미란다마저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두산은 다시 한 번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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