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자진 삭감까지 했는데…‘B등급→A등급’ 서건창, FA 전략 실패

뉴스1 입력 2021-11-23 11:57수정 2021-11-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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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 2021.10.21/뉴스1 © News1
서건창(32·LG 트윈스)은 지난겨울 에이전트와 예비 프리에이전트(FA) 전략을 짜면서 연봉 1억2500만원 자진 삭감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됐다. 트레이드로 팀이 바뀌면서 FA 등급은 높아졌고, 10개 구단의 흥미를 끌 만한 성적도 거두지 못했다.

서건창은 2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시한 2022년도 FA 자격 선수 명단에 포함됐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첫 FA 자격 취득이다.

하지만 마냥 웃기 어렵다. 그는 김재환, 박건우(이상 두산 베어스), 나성범(NC 다이노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등과 함께 A등급으로 분류됐다. B등급으로 FA 시장에 나가겠다는 전략이 실패했다.

KBO는 지난해부터 FA 등급제를 도입했다. 신규 FA는 FA 계약 선수들을 제외한 선수들의 최근 3년간 평균 연봉과 옵션 금액으로 순위를 나눠 등급을 매겼다. 이를 토대로 구단 연봉 순위 3위 이내 혹은 전체 연봉 순위 30위 이내에 포함될 경우 A등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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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의 최근 3년 연봉은 3억5000만원(2019년)-3억5000만원(2020년)-2억2500만원(2021년)이다. 그는 FA B등급을 받기 위해 올해 초 전 소속팀 키움 히어로즈와 연봉 재계약 협상에서 자진해서 1억2500만원을 깎았다. 서건창의 연봉이 1억원 이상 삭감된 것은 처음이었다. 당초 구단이 제시한 조건은 3000만원이 삭감된 3억2000만원이었다.

서건창이 시즌 끝까지 키움에서 뛰었다면 계획대로 그는 B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7월 트레이드 변수로 꼬였다.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를 가진 한현희와 안우진의 징계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키움이 정찬헌을 영입하면서 LG에 서건창을 내줬다. 서건창은 최근 3년간 몸값이 LG의 비FA 중 3번째로 많았고, A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

A등급과 B등급의 타 구단 이적 시 보상 규모 차이는 크다. 타 구단에서 A등급을 영입하면 원 소속 구단에 연봉 200%와 20인 보호선수 외 1명 혹은 연봉 300%를 보상해야 한다. B등급 보상은 연봉 100%와 25인 보호선수 외 1명 혹은 연봉 200%다.

LG를 제외한 9개 구단이 서건창과 계약하려면 최소 2억2500만원을 더 지출해야 한다. 보호선수 대상자도 20명으로 줄어 주축 선수 혹은 특급 유망주의 이탈까지 감수해야 한다.

서건창은 연봉 자진 삭감으로 FA 등급을 낮추고 선택의 폭을 넓히고자 했지만, 실타래가 엉켰다. 아울러 스스로 연봉 삭감률을 높여 9500만원의 금전적 손실까지 입었다.

문제는 서건창에 대한 FA 시장 수요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2루수 혹은 지명타자를 보강할 구단이 많지 않고, 2014년 전인미답의 200안타 달성으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는 등 화려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그는 내림세다.

서건창은 올해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513타수 130안타) 6홈런 52타점 78득점 1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93으로 부진했다. 2020년 기록(135경기 타율 0.277 134안타 5홈런 52타점 79득점 24도루 OPS 0.776)보다 떨어졌다. 좁은 수비 범위에 3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은 2루수로서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고, 그를 마지막 우승 퍼즐로 영입한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서건창이 FA를 신청하면 LG가 협상테이블을 만들 가능성이 높으나 구단은 서두를 이유가 없다. 또한 FA 시장 초반에는 다른 ‘집토끼’ 김현수와 계약에 총력을 쏟는 분위기다.

변수는 전 소속팀 키움이 서건창 영입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키움은 과거 트레이드로 내보냈던 이택근과 FA 계약을 맺은 적이 있다. 서건창은 키움을 상징하던 스타였고, 리더로서 젊은 선수들을 잡아줄 수 있다. 그러나 키움은 FA가 될 박병호와 협상을 벌여야 하며 구단 재정도 넉넉하지 않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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