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형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시즌 전체로 놓고 보면 우리가 더 꾸준히 잘 해왔다”고 말했는데, 안양은 이 말을 할 자격이 충분할 만큼의 1년을 보내왔다.
리그 4위 내에 들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 초대됐던 경험(2회)이 많지 않은 안양으로선 이번 시즌 자신들이 보여준 레이스가 향후 다시 승격에 도전할 때 좋은 길잡이가 돼 줄 것이다.
아울러 이번 시즌의 부족함도 온몸으로 체험했다.
장기전인 리그에선 꾸준함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와 같은 단판전에선 폭발력까지 더해졌어야 승자가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하는데 올 시즌 2골에 그쳤던 대전 바이오는 플레이오프 한 경기에서 2골을 몰아쳤다. 안양은 결정적 순간 좀 더 차이를 내는 힘이 부족했다.
선수단의 뎁스도 좋아져야 한다. 이 감독은 “한 시즌 동안 2선을 맹성웅, 박태준, 홍창범 등 3명 정도로 버텨야 했다”고 입술을 깨물며 스쿼드의 질과 양에서 한계가 있었음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이어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겠다. (오늘의 결과가) 내년 승격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본다. 내년에는 과감한 선수 영입과 투자를 통해 꼭 팬들이 바라는 승격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으니 어쩌면 실패한 마무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팀이 성공으로 얻은 자신감과 실패로 얻은 경험을 다음 시즌에 잘 활용한다면, 이번 시즌은 더 좋은 결과를 위한 충분한 준비과정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 팀은 하위권 싸움을 많이 했다. 이젠 안양도 꾸준히 성적을 낼 줄 아는 팀이 돼야 한다. 그런 팀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지난 2월,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밝혔던 이 감독의 담담한 출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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