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끝냈다’…키움, 두산 잡고 기사회생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일 2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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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2021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타격왕’ 이정후를 등에 업은 키움이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키움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4로 꺾었다.

정규시즌 5위로 힘겹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키움은 이날 승리로 최소 한 경기 더 가을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히어로는 이정후였다. 이정후는 4-4로 맞선 9회초 2사 1,2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로 접전을 끝냈다. 선발 안우진도 6⅓이닝 4피안타 9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조상우는 김재환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았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챙겼다.

정규시즌 4위로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행을 확정할 수 있었던 두산은 이날 패배로 여유가 사라졌다.믿었던 불펜진의 붕괴가 뼈아팠다. 이영하가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에 그쳤고, 마무리 김강률도 1⅓이닝 1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이제 두 팀의 입장은 동등해졌다. 2일 오후 6시30분 잠실구장에서 치러질 2차전을 잡는 팀이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로 향한다.

1차전은 젊은 투수전으로 막을 올렸다. 1999년생 동갑내기로 2018년 1차 지명이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곽빈과 안우진은 모두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안우진은 최고 157㎞에 이르는 빠른 공을 앞세워 5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이어갔다. 곽빈 역시 만만치 않았다. 안우진과 달리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지만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젊은 투수들의 역투 속에 선제점을 가져간 쪽은 키움이다. 5회초 선두타자 송성문이 우측 펜스까리 굴러가는 2루타를 때렸다. 양팀 통틀어 주자가 2루를 밟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크레익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전병우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사 1,2루 기회를 이어간 키움은 이지영의 적시타로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이 황급히 공을 홈에 던졌지만 송성문의 발이 더 빨랐다.

키움 타선은 7회 다시 힘을 냈다. 선두타자 크레익이 좌전 안타로 출루하자 키움 벤치는 대주자 박정음을 기용했다.

때마침 홍건희의 폭투가 나와 무사 2루를 만든 키움은 전병우의 희생 번트로 주자를 3루에 보냈다.

박정음의 빠른 발은 키움의 두 번째 득점으로 이어졌다. 박정음은 이지영의 짧은 3루 땅볼 때 잽싸게 홈으로 파고들었다. 두산 3루수 허경민은 홈 대신 1루 송구를 택해 아웃카운트만 1개 늘렸다.

안우진의 묵직한 구위에 철저히 눌려있던 두산은 7회말 한 방에 균형을 맞췄다. 1사 1루에서 허경민이 우전 안타로 1,3루 기회를 이었다.

두산은 박세혁 타석 때 대타 김인태를 내보냈다. 김인태는 철옹성 같던 안우진을 상대로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3루 주자는 물론 앞서 2루를 훔쳤던 대주자 조수행까지 홈으로 향하면서 스코어는 2-2가 됐다. 안우진은 이 한 방으로 강판됐다.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는 8회 다시 키움 쪽으로 기울었다. 선두타자 이용규와 2번타자 김혜성이 연속 안타로 바뀐 투수 이영하를 괴롭혔다. 이정후가 볼넷을 골라내 무사에 베이스가 가득찼다.

4번타자 박병호는 좌익수 방면 희생 플라이로 기대에 부응했다. 스코어는 다시 키움의 3-2 리드로 바뀌었다.

두산은 1점을 내주면서 3루로 뛰던 2루 주자 김혜성을 잡는 전략을 택했다. 약속된 플레이로 홈 송구를 커트하는 것까진 좋았지만 3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갔던 김재호가 박계범의 송구를 놓치면서 김혜성이 3루에 안착했다. 빠진 공을 김재호가 안일하게 처리하는 사이 이정후까지 2루에 도달했다.

키움은 송성문의 몸에 맞는 볼로 또 다시 1사 만루를 엮었고, 후속타자 김웅빈이 좌익수 방면 뜬공을 날렸다. 얕은 타구에도 3루 주자 김혜성은 과감히 태그업을 시도했다. 두산 좌익수 김재환의 땅볼 송구보다 김혜성이 먼저 홈에 도달하면서 키움이 다시 2점차로 앞섰다.

두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4번타자 김재환이 일을 냈다. 김재환은 8회 2사 2루에서 자신을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마무리 조상우를 제물로 동점 투런포를 터뜨렸다. 조상우의 151㎞짜리 빠른 공이 몸쪽 낮은 코스로 형성했지만 김재환이 힘으로 이겨냈다. 올해 가을야구 1호 홈런이다.

뒤늦게 불붙은 승부는 이정후의 한 방으로 정리됐다.

9회 2사 후 이용규와 김혜성이 두산 마무리 김강률을 끈질기게 괴롭히다가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주자 2명을 두고 타석에 선 이정후는 2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다시 키움이 2점차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온 몸으로 적시타의 기쁨을 표현했다.

키움은 박병호의 중전 안타 때 이정후까지 득점에 성공, 7-4로 치고 나갔다. .

두산은 9회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때 1사 만루로 역전의 불씨를 살렸지만 정수빈과 페르난데스가 모두 범타로 돌아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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