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빅3’·10대 돌풍…남녀 테니스 세대교체 바람

뉴시스 입력 2021-09-22 08:26수정 2021-09-2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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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남녀 테니스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남자 테니스의 ‘빅3’ 구도에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여자 테니스에서는 10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달 중순 막을 내린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 테니스대회는 세대 교체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대회였다.

US오픈 남자 단식에서는 다닐 메드베데프(25·러시아·2위)가 올해 3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휩쓴 노박 조코비치(34·세르비아·1위)를 3-0(6-4 6-4 6-4)으로 완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여자 단식에서는 10대 간의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19세의 에마 라두카누(영국·22위)가 정상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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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테니스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35·스페인·6위), 로저 페더러(40·스위스·9위)로 이뤄진 ‘빅3’가 지배했다.

이들 셋에 앤디 머리(34·영국·113위)를 더해 ‘빅4’로 불렀는데, 2004년 이래 ‘빅4’가 아닌 선수가 매년 4차례 치러지는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9번 뿐이다.

2017년 호주오픈부터 2020년 프랑스오픈까지는 조코비치와 페더러, 나달이 돌아가면서 메이저대회 정상에 등극했다.

최근 10년 간 세계랭킹 1위 자리도 조코비치와 페더러, 나달이 돌아가며 차지했다.
나란히 20차례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들은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이들이 세월을 거스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빅3’ 구도에 균열이 생기는 모양새다.

만 40세에 접어든 페데러는 무릎 부상에 시달려 올 시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윔블던 8강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무릎 부상 여파로 2020 도쿄올림픽과 US오픈에 나서지 못한 페더러는 또 수술대에 올랐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달은 올해 호주오픈 8강에서 탈락했고, 무려 13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오픈에서는 조코비치의 벽에 막혀 4강 탈락했다. 이후 컨디션 난조로 윔블던과 도쿄올림픽에 나서지 않았고, 발 부상을 이유로 US오픈에도 불참했다.

조코비치만 여전히 건재한 모습이다.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 프랑스오픈에서 모두 우승했다.

하지만 올해 거침없던 조코비치의 우승 행진은 20대 선수들에게 가로막혔다.

조코비치는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 4강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4·독일·4위)에 져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배하면서 노메달에 머물렀다.

US오픈에서는 메드베데프가 대기록을 넘보던 조코비치의 앞을 가로막았다. 1969년 로드 레이버 이후 52년 만에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조코비치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츠베레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3위)와 함께 ‘차세대 빅3’로 꼽히던 메드베데프는 US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남자 테니스 세대교체의 선봉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20대인 선수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빅3’ 중 한 명을 꺾은 것은 메드베데프가 처음이다.

메드베데프는 세계랭킹에서도 ‘빅4’ 구도에 균열을 만들었던 선수다.

그는 올해 3월초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섰다. ‘빅4’가 아닌 선수가 세계랭킹 1위 또는 2위를 차지한 것은 메드베데프가 2005년 7월 18일 레이튼 휴이트(호주) 이후 약 15년 8개월 만의 일이었다.

메드베데프는 2019년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준우승,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 우승에 이어 올해 US오픈 정상까지 정복하면서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츠베레프는 지난해 US오픈 준우승, 치치파스는 올해 프랑스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메드베데프와 마찬가지로 메이저대회 왕좌를 틈틈이 노리고 있다.

세레나 윌리엄스(40·미국·40위)가 2017년 딸을 출산한 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춘추 전국 시대’가 이어지고 있는 여자 단식은 평균 연령대가 한층 어려졌다.

현재 세계랭킹 10위 내 선수 중에서 나이가 30대인 선수는 페트라 크비토바(31·체코·10위) 뿐이다.

2019년 US오픈 우승자인 비앙카 안드레스쿠(21·캐나다·20위)와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선 이가 시비옹테크(20·폴란드·6위), 올해 US오픈 우승자인 라두카누 등은 모두 2000년대 생이다.

올해 US오픈 결승에서 맞붙은 라두카누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28위)는 모두 2002년생이었다.

라두카누는 페르난데스를 꺾으면서 1999년 윌리엄스(17세 11개월) 이후 최연소 US오픈 여자 단식 우승자가 됐다. 2004년 윔블던 정상을 정복한 마리아 샤라포바(17세) 이후 최연소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우승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외에 2004년생인 코리 고프(미국·19위)도 여자 테니스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 있는 ‘무서운 10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처음 메이저대회 본선 무대를 밟은 2019년 윔블던에서 16강까지 오르며 존재감을 뽐낸 고프는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는 8강까지 진출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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