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네르바체 택한 김민재, 빅 리그 가기 위한 ‘큰 그림’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9일 09시 30분


올림픽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2일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도쿄올림픽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1.7.2/뉴스1 © News1
올림픽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2일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도쿄올림픽 대비 훈련을 하고 있다. 2021.7.2/뉴스1 © News1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베이징)가 터키 쉬페르리가 페네르바체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사실상 입단 확정이라 봐도 무방하다.

페네르바체는 지난 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우리 구단은 김민재와 영입을 위한 공식 절차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많은 터키 매체들 역시 “김민재가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길게는 지난겨울부터 유럽 여러 팀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중에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 등 빅리그 빅클럽도 있었다. 후발 주자로 뛰어든 포르투와 갈라타사라이도 포르투갈과 터키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다.

적잖은 러브콜 속에서 김민재가 택한 팀은 줄다리기 막바지에 등장한 페네르바체였다.

김민재는 당초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독일·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클럽에서 도전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토트넘과 유벤투스를 포함, 관심을 보였던 팀들 대부분은 김민재와 베이징의 계약이 끝나는 12월 이후에 이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려는 팀 입장에서는 오는 12월이면 이적료가 없어지는 선수에게 불필요한 돈을 더 쓰고 싶지 않은 게 당연했다. 그러다보니 현 소속팀 베이징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이 어려웠다.

조급한 쪽은 김민재였다. 만약 12월까지 유럽 진출을 미룰 경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컨디션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그렇다고 중국에 남기는 싫었다. 일단 무대를 옮기되, 향후 유럽 5대 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걸음을 내딛고 싶었다.

포르투와 갈라타사라이는, 비록 5대 리그에 속한 팀은 아니어도 충분히 인정받는 글럽이다. 하지만 자세가 다소 미온적이었다. 그런 상황서 페네르바체가 좋은 제안을 던졌다.

페네르바체는 김민재의 처한 상황을 잘 알고 바이아웃을 크게 낮췄다. 이대로 계약이 성사된다면, 만약 페네르바체에서 좋은 활약을 해 5대 리그 클럽들이 이적을 제안할 경우 보다 수월하게 팀을 옮길 수 있다.

여기에 페네르바체가 포르투나 갈라타사라이 못지않게 유럽에서 잔뼈가 굵은 팀이라는 점, 김민재와 충분한 전술적 대화를 나누는 등 가치를 인정한 점, 이미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진 상황서 곧바로 5대 리그로 가는 것보다는 터키 리그에서 유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도 김민재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터키 매체 ‘소즈쿠’는 “페네르바체가 고민 중이던 김민재의 마음을 열었고 김민재가 만족할 만한 계약을 제시했다”며 ‘김민재 영입 전쟁’에서 승리한 비결을 설명했다. 또한 페네르바체는 김민재가 이스탄불에 도착했을 때 고위 임원이 직접 마중을 나갔을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

이제 김민재는 월드컵을 앞두고 컨디션 저하 우려 없이 곧바로 유럽 무대를 누비게 됐다.

더해 향후 좋은 활약을 보일 경우 기존에 꿈꾸던 5대 리그를 향한 문턱도 크게 낮췄다. 긴 고민 끝에 선택한 김민재의 ‘큰 그림’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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