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 감독 “매일 꿈 같아… 아무도 깨우지 않았으면”

도쿄=강홍구 기자 입력 2021-08-05 03:00수정 2021-08-0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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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선수 경험 없이 16세때 지도자 시작
‘올림픽 지휘봉’ 원해 한국팀 맡아… 5세트 막내 박은진 투입 ‘신의 한수’
“이 꿈을 아무도 깨우지 않았으면 한다.”

4일 터키와의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따낸 뒤 스테파노 라바리니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42·이탈리아·사진)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리에 드러눕는 듯 양손을 머리 뒤로 갖다대며 “다른 팀 경기를 편하게 볼 여유가 생겼다. 친구랑 전화 좀 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믹스트존 너머에서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 코치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도쿄 올림픽은 라바리니 감독에게도 꿈이 현실이 되는 무대다. 그는 이날도 “매일 매일 꿈을 꾸는 것 같다”고 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가 되는 대부분의 감독과 달리 선수 경험이 없는 라바리니 감독은 16세에 이탈리아의 지역 유소년 클럽 감독을 도우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세밀한 분석과 전략을 인정받아 브라질의 명문 클럽 미나스를 맡기도 했던 라바리니 감독은 올림픽 지휘봉을 잡고 싶다는 마음에 2019년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한국 배구 첫 외국인 사령탑이었다. 현재 이탈리아 이고르 고르곤졸라 노바라 감독직도 맡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용병술이 빛났다. 라바리니 감독은 고참 센터 김수지(34) 대신 막내 박은진(22)을 마지막 5세트 선발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박은진의 까다로운 서브를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기대대로 박은진은 10-10에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김연경의 연속 득점을 뒷받침했다. 상대 리시브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김연경이 두 차례 연속 그대로 밀어 넣었다. 경기 뒤 박은진은 “감독님이 손가락으로 사인을 주는 대로 서브를 때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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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할 수 있는 것을 믿고 가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가능성은 이미 우리 손에 쥐고 있다.”

도쿄=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리바리니 감독#올림픽 지휘봉#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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