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첫 태극마크, 손 떨림도 극복한 ‘늦깎이 사수’ 한대윤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2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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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결선 진출에 성공한 한대윤(33·노원구청)은 ‘늦깎이 사수’다.

한국 나이로 30대로 접어든 지난 2017년 첫 사격 국가대표에 선발된 이후 사격 선수로는 치명적인 손떨림 증상을 극복해 낸 인간 승리의 표본이기도 하다.

한대윤은 2일 일본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25m 속사권총 본선 2일 차 경기 결과 합산 585점을 기록, 26명 중 3위에 올라 결선행을 확정했다.

한대윤은 이날 오후 2시30분 결선에서 메달을 놓고 6명과 겨룬다.

세계랭킹 36위인 한대윤은 중학생 때 처음 총을 잡았다. 이후 고등학교 때 속사권총에 흥미를 느낀 후 20대 중반 실업팀에 입단하며 본격적인 속사권총 선수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빛을 보지 못했고, 태극마크와 연도 닿지 않았다.

가까스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첫 해엔 큰 고비가 찾아왔다. 근육이 신경을 누르는 손떨림 증상으로 사격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수술 후 부단한 노력을 거쳐 2019년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음에도 사격 선수로서 앞날은 그리 밝지 못했다.

수술과 재활을 거친 탓에 국제무대에서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19년 도하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에서 578점으로 7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같은 해 베이징과 리우에서 열린 월드컵사격대회에선 각각 8위, 16위에 그쳤다.

그러나 부단한 훈련을 통해 꾸준하게 국제 대회에 나서며 자신감을 키웠고, 지난 4월 열린 대표 선발전에선 생애 첫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당시 한대윤은 2927점을 쏴 송종호(31·IBK 기업은행·2930점)와 함께 나란히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지는 못했으나 자신감만큼은 뒤지지 않았다. 한대윤은 도쿄 입성 전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 “당연히 메달이고, 금메달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격은 1988년부터 결선 제도가 도입됐는데, 한국 선수 중 지금껏 25m 속사권총 종목에서 6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한 것은 한대윤이 처음이다.

한국 사격의 올림픽 속사권총 역대 최고 순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김서준(개명 전 김준홍)이 기록한 8위다.

결선 시행 이전인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에선 양충렬이 5위에 올랐다.

한대윤이 메달을 획득하면 여자 25m 권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민정(24·KB국민은행)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 사격 대표팀의 두 번째 메달리스트가 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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