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처럼 변한 ‘호랑이 감독’ 전창진, 리그 우승 이끌어

유재영 기자 입력 2021-03-31 03:00수정 2021-03-31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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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정규리그 1위 확정
전감독 팀 체질 개선 적극나서 정창영-송교창 포지션 바꾸고
‘에이스’ 이정현과 수시로 대화… 연패 당해도 빨리 끊고 위기 넘겨
“이번 시즌 개막 전에 단장님에게 꼭 우승한다고 말했어요. 자신이 있었습니다.”

프로농구 KCC 전창진 감독(58·사진)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이 큰일을 낼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예감이 현실이 됐다.

KCC는 30일 원주에서 DB가 2위 현대모비스를 80-72로 꺾으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34승 16패로 1위인 KCC는 2위 현대모비스(31승 20패)와의 승차를 3.5경기로 벌리며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통산 5번째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게 됐다. 2015∼2016시즌 이후 5년 만의 우승. 전 감독 개인적으로도 5번째(2003∼2004, 2004∼2005, 2007∼2008, 2010∼2011, 2020∼2021) 정규리그 우승이다. 전 감독은 한국농구연맹(KBL) 최초로 3개 팀(DB, KT, KCC)에서 정규리그 1위를 이끈 사령탑이 됐다.

KCC 최형길 단장은 “시즌 전 전 감독에게 우승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 우승을 하고 보니 전 감독이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고민했을지 그림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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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감독이 이번 시즌 우승을 자신한 건 선수들과의 소통을 통한 팀 체질 개선에 만족했기 때문이었다. 강양택 코치 등이 세밀하게 분석한 선수 개개인의 데이터를 가지고 선수들과 충분한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최적의 포지션을 맞췄다. 포인트 가드로는 코트 장악력이 약했던 정창영을 스몰 포워드로 기용해 근성을 살리도록 했고, 고졸 신화를 써가는 송교창은 활동 반경이 넓은 파워 포워드로 ‘환골탈태’시켰다. 정창영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 기록을 쓰면서 양념 같은 역할을 했고, 송교창은 득점과 리바운드는 물론 기록되지 않은 궂은일까지 도맡아 강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떠올랐다.

‘에이스’ 이정현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대화를 자주 한 것도 주효했다. 주변 농구인들조차 “전 감독이 저렇게 바뀔 줄은 몰랐다”고 할 정도로 전 감독은 이정현과 시즌 내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심지어 이정현에게 팀 훈련을 맡겨 보기도 했다. 이정현은 감독과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한층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전 감독은 “팀이 12연승도 했지만 연패의 위기도 있었다. 그때마다 연패 흐름을 짧게 끊은 것이 큰 힘이 됐다. 그 중심에 이정현이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강양택 코치도 “정현이가 패배 직전에 팀을 구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그런 승부욕과 책임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거친 이미지와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비상하고 싶다던 전 감독이 약속을 지켰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kcc#호랑이 감독#전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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