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정치인- 야구인 아닌 경영인 체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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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택 前 두산 구단주 대행
이사회, 차기 총재 만장일치 추천

①현 총재 연임 ②정치인 ③야구인 ④기업인

답은 ④였다. 13일 열린 KBO 이사회에서는 내년부터 KBO를 이끌 차기 총재로 정지택 전 두산 구단주 대행(70·사진)을 만장일치로 추천했다.

정 전 대행은 구단주 모임인 총회에서 재적 회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내년부터 3년간 KBO를 이끌게 된다. 이미 구단주들의 위임을 받은 각 구단 이사들이 결정한 사항이라 번복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 전 대행의 추천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2007년 5월부터 2018년까지 두산 구단주 대행을 맡았지만 야구계에서 대외적인 활동을 한 적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초창기 KBO 총재 자리는 주로 정권과 관계있는 정치인들이 맡았다. 최초의 민선 총재는 1998년 말 제12대 총재로 취임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이었다. 이후에도 정치인과 기업인 등이 번갈아 총재직을 수행했다. 현 정운찬 총재는 국무총리를 지냈다.

새 총재로도 예전 정권의 실세였던 정치인과 몇몇 야구인이 물망에 올랐다. 10개 구단 모기업의 오너 중에서 총재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해당 그룹들이 모두 이를 고사했고, 낙하산 총재에 대한 반대 여론이 형성되면서 새 총재는 사상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출신의 기업인이 맡게 됐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KBO 총재직은 봉사하는 자리여야 한다는 데 많은 이사가 동의했다. 유력했던 각 구단 오너가에서 난색을 표하면서 결국 정 전 대행이 낙점됐다”고 말했다.

차기 총재 후보인 정 전 대행은 충북 진천 출신으로 재정경제원 과장, 기획예산처 국장 등을 지낸 뒤 2001년 두산IT부문 총괄사장으로 두산에 입사했다. 이후 두산건설 사장과 부회장,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을 거쳐 현재는 두산중공업 고문을 맡고 있다. 2009년 박정원 두산 구단주(현 두산그룹 회장)가 취임한 뒤에도 구단주 대행으로 프로야구와 인연을 이어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정지택 전 두산 구단주 대행#차기 총재#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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