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PK 실축→동점골→승부차기 마무리
FC서울, FA컵 16강전 대전 눌러
최용수-황선홍 지략대결도 눈길
FC서울의 박주영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FA컵 16강전에서 팀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부차기를 성공시킨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대전=뉴스1
독수리와 황새의 대결에서 독수리가 웃었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K리그1(1부) FC서울이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황새’ 황선홍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는 K리그2(2부) 대전과의 ‘2020 하나은행 FA(축구협회)컵 16강(4라운드)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4-2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대전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지만 연장전까지 포함한 12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0-1로 뒤진 후반 30분 페널티킥을 실축한 서울 박주영은 후반 38분 팀 동료 고광민이 올린 크로스를 헤더 슛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서울은 1분 뒤 김남춘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지만 수적 열세 속에서도 대전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후반 교체 출전해 팀을 울리고 웃긴 박주영은 승부차기에서 3-2로 앞선 상황에서 팀의 마지막 키커로 나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날 경기는 리그는 다르지만 인연이 남다른 사령탑의 지략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멤버였던 최 감독과 황 감독은 국가대표 공격수로 한솥밥을 오래 먹은 사이다. 또한 서울이라는 팀을 놓고도 인연이 있다. 황 감독은 2016년 6월 서울 감독으로 부임해 그해 K리그 우승, FA컵 준우승을 이끌었지만 2018년 5월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이후 이을용 대행 체제를 내세웠지만 강등 위기에 처했던 서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지휘봉을 잡은 게 최 감독이다. 최 감독은 황 감독에 앞서 2011년부터 2016년 초반까지 서울을 이끌었다. 두 감독의 마지막 대결은 2015년 11월 29일 황 감독의 포항 고별전이었다. 당시 황 감독은 최 감독의 서울을 2-1로 꺾었다.
5년 만에 적장으로 만난 서울의 최용수 감독(왼쪽)과 대전의 황선홍 감독이 경기 전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승장 최용수 감독은 경기 뒤 “존경하는 황선홍 감독이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 단판 승부에서 우리 선수들이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분위기를 잘 살려 18일 포항과의 K리그1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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