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풀리니 이름이라도? KBO ‘개명 바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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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종덕→나균안 등 올해 벌써 10명… 2009년 손아섭 이후 꾸준히 증가
최근엔 2018년 바꾼 배정대 각광

올해도 프로야구 선수 사이에서 ‘개명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 나종덕이 8일 나균안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올해에만 이름을 바꾼 프로야구 선수가 10명이 됐다. 아직 시즌이 3분의 1 남짓 지났는데 이미 지난해 개명한 선수(9명)를 뛰어넘었다.

이름을 바꾸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1983년 MBC에서 뛰던 김용윤이 김바위로 이름을 바꾸면서 프로야구 첫 번째 개명 선수가 된 뒤 두 번째 개명 선수는 18년이 지난 2001년에야 나왔다.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한 투수 박승종이 야수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이름을 박종윤으로 바꿨다.

개명 선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롯데 손광민이 2009년 손아섭으로 이름을 바꾼 뒤 이듬해 타율 0.306, 11홈런, 47타점을 기록하면서부터다. 2010년 이후 1군 경기 출전 기록이 있거나 여전히 현역으로 뛰는 선수 가운데 69명이 이름을 바꿨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개명을 희망하는 선수들이 손아섭에게 ‘그 작명소가 어디인지 좀 알려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나균안도 이 작명소에서 개명을 했다.

이번 시즌 KT에서 ‘불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는 배정대(개명 전 배병옥) 역시 개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배정대는 성남고 재학 시절 다재다능한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지만 프로 입단 이후에는 별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는 결국 경찰청에서 군 복무 중이던 2018년 현재 이름으로 바꾸면서 새 출발을 다짐했고 이번 시즌 KT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대개 이름은 한 번 바꾸지만 각각 한화와 KIA에서 뛰다 은퇴한 윤경영과 류은재는 이름을 두 번 바꿨다. 모두 행정적인 실수가 이유였다.

원래 윤경희라는 이름을 쓰던 윤경영은 2005년 마지막 글자만 영으로 바꾸려 했지만 행정 처리 과정에서 가운데 글자가 영으로 바뀌는 바람에 6개월 동안 윤영희라는 이름으로 살아야 했다. 당시에는 개명 이후 6개월이 지나야 다시 이름을 바꿀 수 있었다. 류은재 역시 원래 류(柳)씨지만 2006년 한국야구위원회(KBO) 선수 등록 과정에서 유재원으로 잘못 등록됐다. 이후 2011년 성(姓)을 바로잡았고, 2013년 이름까지 바꿨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개명#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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