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사커] 세징야가 귀화를 원한다고?…귀화의 조건과 선례

최현길 기자 입력 2020-06-30 05:30수정 2020-06-30 05:3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대구 세징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개 운동선수의 귀화는 전력 보강을 목적으로 한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대표적이다. 특정 종목을 빼고는 자신이 없었던 한국은 올림픽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0여명의 이방인을 데려왔다. 종목은 아이스하키를 비롯해 바이애슬론, 스키, 피겨, 루지 등이며,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해 농구에서 라건아가 귀화를 통해 대표선수가 됐고, 탁구에서도 중국 출신의 태극전사들이 여럿 있다.

귀화는 일반 및 특별 귀화로 나뉜다. 일반 귀화는 만 19세 이상으로 국내에 5년 이상 거주해야한다. 또 일정한 자산요건을 갖춰야한다. 한국어 능력과 풍습에 대한 이해 등 기본적인 소양도 필요하다. 운동선수가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특별 귀화를 노린다. 이는 체육을 비롯해 과학, 경제, 문화 등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사람으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대상이다. 평창동계올림픽 때의 귀화는 모두 특별 귀화다.

선수 교류는 물론이고 국제 대회가 많은 축구에서도 귀화는 낯선 얘기가 아니다. 특히 해외에서는 활발하다.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의 귀화 정책은 2019년 아시안컵 우승으로 꽃을 피웠다.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중국도 귀화를 통해 대표팀 전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우리도 월드컵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외국인 선수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통과되는 건 아니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하고, 국민 정서에도 부합해야한다.

축구에서 최초의 귀화선수는 신의손이다. 소련 출신으로 1992년 일화축구단에 입단해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한 그는 2000년 우리 국적을 취득했다. 40대의 나이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골키퍼의 교본 같은 기량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그의 영향으로 이성남, 이싸빅 등이 귀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단 경우는 없다. 몬테네그로 출신으로 인천과 성남~수원에서 뛰었던 라돈치치나 대구와 전북 유니폼을 입었던 브라질 출신의 에닝요 등이 국가대표선수가 되기 위해 귀화를 희망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특히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찬반 여론이 극명하게 갈렸던 에닝요의 경우 당시 대한체육회가 한국 문화 적응 등을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전북에서 뛰었던 브라질 출신 로페즈도 귀화를 희망하다가 올해 초 중국 무대로 떠났다.

최근 세징야(대구)가 귀화를 희망해 관심이 쏠린다. 그는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브라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귀화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세징야의 기량은 K리그 팬이라면 누구나 인정할 정도로 출중하다. 태극마크를 단다면 분명히 도움이 될만한 자원이다. 하지만 절대적인 능력이 아니고선 특별 귀화는 어렵다. 그는 일반 귀화 요건인 5년 거주는 채울 수 있다. 다만 한국어 능력 등을 어떻게 해결할 지가 관건이다. 의지와 달리 그 과정은 만만치 않다. 모든 심사를 통과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태극마크에도 도전할 수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