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강정호 “4년째 금주…변해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6월 23일 14시 52분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프로야구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33)가 “제게 쏟아질 모든 비난을 감당하며 묵묵하게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2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지난 잘못을 용서받기에 부족하지만 KBO 리그 팬들 및 관계자들에게 제 잘못을 속죄하고 싶다. 제 모든 걸 포기하고 바칠 각오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한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강정호는 이날 회견에 앞서 허리를 숙여 90도로 인사했다.

강정호는 “워낙 말주변이 없어서 생각을 제대로 전하지 못할 거 같아 미리 써왔다”고 양해를 구한 뒤 준비해 온 글을 읽어 내려갔다.

강정호는 “제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어떻게 사과의 말씀 드려도 부족하지만 다시 한번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는 “2009년, 2011년에 음주 검문에 적발됐고 당시 벌금형을 선고받고 면허정지 및 취소가 됐다. 그러나 무지하게도 저는 구단에 걸리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심지어 2016년엔 음주운전을 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현장을 수습하지 않고 숙소로 가버리는 행동을 저질렀다”며 과거의 잘못을 직접 언급했다.

이어 “정말 나쁜 행동이었고,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제 잘못된 행동을 보고 실망하신 모든 팬분들, 특히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 청소년 여러분께 야구선수로서 잘못된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엎드려 사과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또 “음주운전 사고로 피해를 입었는데 저 때문에 다시 한번 그 사고를 떠올리게 된 모든 음주운전 피해자 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어렸을 때 아무것도 모른 채 야구만 바라보고 야구만 잘하면 되는 거라 생각했다. 잘못해도 야구 실력으로만 보여드리면 되는 줄로만 알았다”며 “그런 어리석은 생각으로 책임감 없는 모습으로 지내며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안겨드렸다. 야구 선수로서 공인으로서의 삶을 인지하지 못하고 제 자신만 생각하고 이기적으로 살아온 제 모습을 후회하며 지난 몇 년 간 스스로와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지난 잘못을 떠올리며 부끄러웠다는 강정호는 “저는 2018년부터 꾸준히 메이저리그 금주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검사를 받아왔고, 4년째 금주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금주를 이어가는 것이 제 개인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말로도 지난 잘못을 되돌릴 수 없지만, 다시 한번 제 잘못을 돌아보고 야구선수 강정호이자 인간 강정호로서 성실하고 진실하게 살고자 한다”며 “또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