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전 팀 세 번째 득점 후 한쪽 무릎 꿇고 플로이드씨 추모
승점 12점 전북 단독 선두 탈환
울산 이청용도 포항전 전반 두골, 3975일 만에 K리그 골 신고
동해안 더비 4-0 대승 이끌어
‘라이언 킹’ 이동국이 6일 FC서울전에서 골을 넣은 뒤 ‘무릎 꿇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L 미들즈브러 시절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힌 이동국은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를 추모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북 제공
‘라이언 킹’ 이동국(41·전북)은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서 뛰었다. 당시 그는 나이지리아 출신 스트라이커 아이예그베니 야쿠부(38·은퇴)와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했다. 현지 언론은 둘을 라이벌로 묘사했지만 사실 둘은 절친한 친구로 지냈다. 이동국은 후일 인터뷰에서 “야쿠부는 내게 정말 잘해줬다. 흑인 선수라서 인종차별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지 동양인인 나를 차별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동국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방문경기에서 득점한 뒤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는 팀이 2-1로 앞선 후반 9분 팀의 3번째 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한쪽 무릎을 꿇어 보였다. 이는 지난달 미국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를 추모하는 세리머니다. 한쪽 무릎 꿇기는 4년 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 콜린 캐퍼닉을 따라한 것이다. 당시 캐퍼닉은 흑인에 대한 경찰의 진압이 과하다는 의미를 담아 국가 제창을 거부하고 한쪽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했다.
K리그에서 처음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에 동참한 이동국은 경기 후 “나 역시 해외 생활을 하면서 (인종차별을) 느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이번 시즌 K리그 개막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헌신한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나타내는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날 이동국은 후반 27분에도 한교원(30)의 어시스트를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멀티골을 넣은 이동국은 K리그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227골로 늘렸다. 개막 후 3연승을 달리다 지난달 30일 강원과의 4라운드에서 첫 패배를 당했던 전북은 서울을 4-1로 대파하고 단독 선두(4승 1패·승점 12)를 탈환했다.
6일 포항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팀 동료의 축하를 받는 ‘블루 드래건’ 이청용. 11년 만에 K리그에 돌아온 이청용은 4라운드까지 골이 없다가 이날 멀티골로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포항=뉴스1전북과 함께 이번 시즌 ‘양강’을 이루는 울산 역시 베테랑의 저력을 앞세워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렸다. ‘블루 드래건’ 이청용(32)은 이날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동해안 더비’에서 전반에만 2골(25분, 36분)을 터뜨려 4-0 승리를 견인했다. 오랜 유럽 생활을 마치고 이번 시즌 K리그에 복귀한 이청용은 2009년 7월 19일 강원전 이후 3975일 만에 K리그에서 골을 넣었다. 그의 멀티골은 2008년 7월 19일 전북전 이후 4340일 만이다. 개막 2연승 뒤 부산, 광주와 연달아 무승부에 그쳤던 울산은 선두 전북에 승점 1점 차로 따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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