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 “플로이드 세리머니, 처벌아닌 박수 받아야”

  • 뉴시스
  • 입력 2020년 6월 3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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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지안니 인판티노 회장이 최근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있었던 미국의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 추모 세리머니에 대해 “처벌이 아닌 박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FIFA는 3일(한국시간) “우리는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느끼는 감정을 잘 공감하고 있다. 줄곧 캠페인을 벌인 것처럼 어떠한 인종차별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선수들의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나아가 세계 곳곳이 들끓고 있다.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은 지난달 26일 백인 경찰의 과도한 체포 행위로 사망했다. 경찰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강하게 눌러 진압하고, 플로이드가 “숨을 쉬지 못하겠다”며 애걸하는 모습이 동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큰 충격을 안겨줬다.

사건과 인종차별을 규탄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번졌고, 이는 세계 스포츠계에 영향을 줬다. 최근 유럽 축구 무대에서도 이에 항의하는 세리머니가 이어지고 있다.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산초는 지난 1일 경기에서 골을 넣고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Justice for George Floyd)’라고 적힌 속옷을 꺼내 카메라 앞에 섰다. 정치적 표현 금지 규정 때문에 경고를 받았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미국 국가대표로 독일에서 활약 중인 웨스턴 맥케니(샬케)가 베르더 브레멘과의 경기에서 규탄 시위를 지지하는 밴드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하얀색으로 된 밴드 위에는 역시 ‘조지를 위한 정의’라고 쓰여 있다.

맥케니는 이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며 “우리는 우리가 믿는 것에 대해 지지해야 한다.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믿는다”고 썼다.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라는 해시태그도 함께 올렸다.

FIFA는 그라운드 위에서 정치·사회·종교적 표현을 금지하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판티노 회장이 직접 나서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다.

FIFA는 관련 규정에 대해 “상식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며 유연한 대처를 주문하며 인판티노 회장의 뜻이 반영된 서한을 가맹국 211개국에 보냈다.

종주국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이 나올 경우, 상황을 이해하고 상식적으로 접근해 사례별로 살펴볼 것이다”며 FIFA의 입장과 궤를 같이 했다.

알렉산더 세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도 “축구는 관용, 포용, 정의를 추구하는 스포츠다. 플로이드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가치와 같은 것이다”며 힘을 보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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