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실전’으로 성큼 다가온 축구의 봄…K리그의 불씨가 타올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4월 24일 05시 30분


‘축구의 봄’이 활짝 필 날도 머지않았다.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선 인천 유나이티드-수원FC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체 청백전만 치르던 K리그 팀들간의 첫 연습경기라 이목이 집중됐다. 인천 외국인 공격수 케힌데(가운데)가 수원FC의 협력수비를 드리블로 뚫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축구의 봄’이 활짝 필 날도 머지않았다.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선 인천 유나이티드-수원FC의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체 청백전만 치르던 K리그 팀들간의 첫 연습경기라 이목이 집중됐다. 인천 외국인 공격수 케힌데(가운데)가 수원FC의 협력수비를 드리블로 뚫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진짜 ‘축구의 봄’이 성큼 찾아왔다. K리그가 오랜 기다림 끝에 이르면 5월 9일이 될 2020시즌 개막의 불씨를 지피기 시작했다. 팀간 연습경기가 그 기폭제다.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선 K리그1(1부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와 K리그2(2부리그) 수원FC가 대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따라 허용하기로 결정한 직후 성사된 첫 프로팀간 연습경기다.

평소라면 별 감흥이 없을, 동계전지훈련을 소화하던 팀들이 즉석에서 치르기도 하던 연습경기다. 그러나 이날은 특별했다. 두 달 가까이 서로를 잘 아는 동료들과 자체 청백전만 되풀이하던 팀들이 ‘진짜 실전’으로 리듬을 점검하게 됐다는 것부터 의미가 남달랐다. 인천 김도혁과 수원FC 이한샘 모두 “너무 설¤다”며 환하게 웃었다.

철저히 구성된 경기 프로그램은 새 시즌 시뮬레이션이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체계를 점검하는 기회였다. K리그 전담 심판진과 의료진이 출동했다. 양 팀 선수단은 버스 2대에 나눠 탑승하며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장내 풍경도 흥미로웠다. 경기장 출입구에 자리한 스태프는 모든 출입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고, 손 소독제를 직접 뿌려준 뒤 체온측정을 했다. 호흡기질환을 검진하고, 의료용 장갑까지 지급했다. 당연히 경기장 인력은 최소화됐다. 미디어도 사전 승인된 이들만 입장했다. 이 과정에서 시한을 놓친 기자와 경기장 스태프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라운드에서도 철저한 대비가 두드러졌다. 선수들과 미디어는 동선이 분리됐다. 사진기자도 관중석으로 이동했다가 필드로 내려가는 불편을 감수했다. 모든 기자들은 1m 간격을 두고 착석했다.

선수단 악수는 목례로 대체됐다. 입장 전 이뤄지던 장비검사도 밖에서 진행됐고, 선수들은 입장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했다. 침을 뱉는 행위가 금지된 채 물병과 수건도 개인용품만 사용할 수 있었다. 심지어 지도자들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전을 지시했다.

진지하게 고려되고 있는 ‘무관중’ 경기를 사전 경험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외침과 독려, 팬들의 우렁찬 함성이 빠지면 축구장에 어떤 분위기가 연출되는지 현장을 찾은 100여명이 모두 느꼈다. 경기장 밖에서 소수의 팬들이 응원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기운을 전달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유일한 득점인 전반 28분 마사(수원FC)의 골 세리머니마저 흥이 나지 않았다.

그래도 감지덕지다. 인천 임완섭 감독은 “모처럼의 실전에 모두가 설¤다. ‘무관중’으로나마 개막하는 걸 환영한다”고 말했고, 수원FC 김도균 감독 또한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 만에 하나의 사태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K리그는 관중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면 이틀간 경기장 방역에 나서고, 선수단에 감염자가 발생하면 해당 팀들에 3주 휴식을 부여할 계획이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