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감염 걱정에 경기를 해도 집중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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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 이어가는 WKBL 감독들
숙소에만 머무르고 발열 엄격 체크… 스트레스 염려돼 외출 허용하기도
BNK는 부산 확진자 늘어 초비상

여자농구가 중단 없이 리그를 계속하면서 6개 구단 감독들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합숙 중인 선수들의 외출, 외박을 통제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아도 ‘100% 안전’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지난달 28일 부천체육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경기. WKBL 제공
여자농구가 중단 없이 리그를 계속하면서 6개 구단 감독들의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 합숙 중인 선수들의 외출, 외박을 통제하고 외부인 출입을 막아도 ‘100% 안전’을 확신할 수 없어서다. 지난달 28일 부천체육관에서 무관중으로 열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경기. WKBL 제공
‘대중교통 이용 금지, 자기 차량 이용, 하루 3회 발열 체크, 외출은 숙소 인근 카페로 한정, 감독부터 외출 자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프로종목 중 유일하게 리그를 중단하지 않은 여자프로농구의 6개 구단 감독은 하나같이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일 6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열어 정규리그 무관중 경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더 구체화하고, 상황별 대응책도 집중 점검했다.

그래도 감독들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감독은 선수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 코칭스태프부터 외출을 안 하고 있으며, 사무국장은 아예 숙소에 들어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안덕수 KB스타즈 감독은 “WKBL이 신중하게 결정하지 않았겠나. 선수들의 외출, 외박을 제한하면서 발열 상태를 하루 3번씩 체크하고 있다”고 했다.

선수들에 대한 걱정도 이구동성이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숙소에만 머무는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심할 것이다. 기껏해야 주변 카페에 가는 정도만 외출을 허락하고 있는데 얼마나 힘들겠나”라고 말했다. 외출을 허락한 감독도 있다. 이훈재 하나은행 감독은 오랜 숙소 생활에 지친 선수들을 위해 3일 외박을 허가했다. 이 감독은 “부모님이 오시면 외출, 아니면 대중교통이 아닌 자기 차량을 이용해 집에만 다녀온다는 약속을 받고 허락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하위이지만 아직은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있는 BNK의 유영주 감독은 안방인 부산 지역에 확진자가 늘면서 걱정이 크다. 유 감독은 “단타스까지 브라질에 들어가면 격리될까 봐 걱정을 한다. 훈련을 해도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고 했다. 더구나 BNK는 부산시 요청에 따라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던 부산은행연수원을 임시격리시설로 제공했다. 유 감독은 “비즈니스호텔로 옮겨 1인 1실을 배정한 뒤 세심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우리 팀보다 BNK가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며 유 감독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19일까지 이어진다. 그때까지 감독들은 성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불면의 밤’을 이어가게 됐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코로나19#여자프로농구#무관중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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