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안전, KBO와 구단들이 무관중 경기 생각 않는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4일 15시 54분


KBO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 관련 정규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류대환 사무총장과 단장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예방 관련 정규리그 운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류대환 사무총장과 단장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 밖의 암초에 부딪혔지만 KBO는 신중한 태도다. 한 발 물러나 사태를 최대한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그 배경은 돈이 아닌 선수단과 야구계 구성원, 그리고 팬들의 안전이다.

KBO 실행위원회(단장 모임)는 3일 긴급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의견을 주고받았다. 당장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바이러스 특성상 언제, 어떻게 상황이 달라질지 모르니 최대한 지켜봐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KBO는 일정 축소나 무관중 경기는 고려하지 않고, 개막일 연기에 대한 방침만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KBO와 구단들의 움직임이 돈을 위한 행태라고 꼬집는다. 실제로 야구가 아닌 프로야구이기 때문에 산업적인 부분을 마냥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KBO는 돈보다 안전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팬들은 물론 선수단 및 야구계 종사자들의 안전도 포함된다.

실제로 KBO는 개막이 5월까지 밀린다면 일정이 축소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A팀 단장은 4일 “4월까지도 이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아 일정이 축소된다면 그때는 야구가 문제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차라리 수익만 생각한다면 4월 즈음부터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게 낫다. 하지만 이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B팀 마케팅팀장 역시 무관중 경기로 리그를 진행하던 중 원정 숙소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이유로 시즌을 중단한 남자프로농구의 사례를 들며 무관중 경기 무용론을 주장했다.

계산기를 눌러봐도 같은 해석이 나온다. 리그 마케팅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리그 한 경기를 줄였을 때 구단은 5억 원 안팎의 손해를 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는 중계권료부터 광고비, 티켓 수익, 그룹 광고비, F&B(식음료 사업) 등 수입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만약 리그 축소대신 무관중 경기를 택한다면 적어도 광고비와 중계권료 등은 구단이 챙길 수 있다. 그럼에도 무관중 경기를 고려하지 않는 건 돈보다 안전이라는 말이 허울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인 건 맞지만, 지금 야구만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국민적 위기 극복이라는 대전제를 강조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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