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열흘, 이번 벤투호 명단은 의미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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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6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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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아직 쩔쩔 맬 정도로 덥지만, 그래도 절기상으로는 여름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미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8월8일)가 지났고 곧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된다는 처서(8월23일)가 찾아온다. 과연 끝날까 싶었던 더위의 끝이 보인다. 찌는 듯한 폭염, 후끈한 여름도 이제 길어야 열흘이다.

그 열흘을 다른 사람들보다 곱절로 뜨겁게 보내야할 이들이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벤투호의 궁극적인 지향점, 2022년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하는 첫 여정의 닻이 오르는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오는 9월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 돌입한다. 레바논,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와 H조에 편성된 한국은 10월10일 스리랑카와 홈 2차전을 갖고 10월15일 3차전 상대 북한과의 경기를 위해 평양원정을 떠난다. 그리고 11월14일 가장 껄끄러운 레바논과의 홈 4차전을 끝으로 2019년 일정을 마무리한다.

대표팀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1차전에 4~5일 앞서 원정으로 치를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 9월 2연전에 나설 명단이 오는 26일 공개된다. 큰 틀에서 바라봤을 때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다양한 실험과 관찰과 경쟁의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라 그 어느 때 명단발표보다 관심이 크다.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해 8월이다. 그해 9월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 6월 호주-이란으로 이어지는 2연전까지 총 16번의 A매치를 소화했다. 그 사이에는 2019 UAE 아시안컵이라는 굵직한 대회도 있었다. 적잖은 시간이 흘렀고 경기와 훈련 시간도 쌓이면서 사실상 볼만한 선수들은 다 봤다.

따라서 ‘진짜 승부’라 볼 수 있는 카타르 월드컵을 향하는 첫 항해에 함께할 승선원들은 사실상 벤투 감독의 테스트를 통과한 정예멤버라고 부를 수 있다.

벤투 감독은 지난 6월 A매치를 앞두고 ‘혹사 논란’이 있던 손흥민 발탁과 관련 “대표팀 특성상 선수들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하기에 이런 때를 활용해야한다. 그래야 나중에 ‘공식전’에 대비할 수 있다”고 소신을 전한 바 있다. 더 앞서 1월 아시안컵이 끝났을 때는 “이제 우리는 3월과 6월 4번의 평가전 기회가 있다. 이때를 정말 값지게 써야한다”는 뜻을 밝혔다. 9월부터는 ‘본 게임’이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 역시 “이제 벤투 감독이 생각하고 있는 밑그림은 그려졌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소수 인원이 달라지는 변화가 찾아올 수는 있겠으나 전체적인 틀은 잡혔다고 보는 게 맞다”고 귀띔했다. 요컨대 26일 공개될 인원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 등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축구대표팀 황의조가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손흥민 등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9.6.11/뉴스1 © News1

이미 붙박이 자원들은 꽤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에이스 손흥민을 비롯해 황의조, 김민재, 김영권, 황희찬, 이재성, 황인범, 이용, 김승규, 조현우 등 확실한 카드들이 여럿이다. 반면 아직은 저울질 중인 선수들도 있다. 그 애매함의 경계선에 있는 선수들은, 앞으로 열흘 사이의 소속팀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벤투 감독 부임 초창기 총애를 받다가 부상으로 낙마, 한동안 호출되지 못했던 남태희(알 사드)는 몸 상태가 문제없다는 것을 입증해야한다. 2019년 K리그에서 MVP급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그래서 지난 6월 A매치 때 처음으로 벤투호에 승선한 김보경은 계속해서 울산 유니폼을 입고 시위를 해야 한다.

지동원이 부상으로 한동안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황의조와 함께 전방을 구성할 자원은 누구일지도 관심이다. 부산아이파크의 이정협이 지난 6월 벤투의 첫 호출을 받은 가운데 프랑스 리그서 골을 터뜨린 석현준이나 중국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김신욱 등 연이 없던 이들에게 시선이 옮겨질지도 궁금한 대목이다.

명단 발표까지 이제 열흘 남았다. 벤투호에 승선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밟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 여름의 끝을 부여잡고 마지막 안간힘을 써야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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