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한 발 더! ‘백업’ 허도환의 숨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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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18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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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허도환. 스포츠동아DB
SK 허도환. 스포츠동아DB
보이지 않아 더욱 빛난다. SK 와이번스 ‘백업 포수’ 허도환(35)의 헌신은 팀을 지탱하는 숨은 힘이다.

안방마님 이재원과 훌륭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포수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적절히 나눠 부담하면서도 예기치 못한 부상 공백을 충실히 메워준다. 이재원은 16일 LG 트윈스전 도중 파울 타구에 맞아 오른손 검지 손톱에 부상을 입었다. 정상적인 송구가 어려운 상황이라 17일 LG전에 결장했다. 허도환이 버티고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날 선발 투수 박종훈에 이어 구원진과도 안정적으로 호흡을 맞춘 허도환은 팀의 4연승을 리드했다.

전반적인 경기 운영을 비롯해 허도환의 수비력에 대한 팀의 신뢰는 상당히 두텁다. 비록 올 시즌 39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실책(2회)이 드물고 투수 리드도 수준급인 까닭이다. 이에 허도환은 “전력분석파트의 최경철, 한승진 매니저가 밤새도록 전력 분석을 해준다. 워낙 요소요소 분석을 잘 해줘 볼 배합 등 분석을 믿고 따르는 중이다. 정말 고맙다”며 공을 돌린다.

한편으로는 “(이)재원이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팀이 1등을 하는 데 재원이의 공이 컸다”며 “뒷받침하는 나로선 정말 고맙다. 큰 부상 없이 매 경기 운영뿐만 아니라 파이팅도 정말 열심히 한다. 후배지만 보고 배울 게 많다”고 자세를 낮췄다.

작은 역할에도 최대한의 노력을 쏟는다. 시즌 타율 0.107을 기록 중인 허도환은 사실 타석에 들어설 기회 자체가 적다. 그럼에도 시즌 56타수 6안타 가운데 2루타가 세 차례, 홈런이 1개다. 팀을 위한 타격에도 적극 힘을 보탠다. 올 시즌 세 차례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고 2개의 희생플라이를 기록했다. 이에 4타점 3득점을 겸했다. 타율 이야기에 특유의 털털한 미소를 짓는 허도환이지만 남모를 속앓이를 거듭했다. 자율로 이뤄지는 경기 전 훈련에 가장 먼저 나와 구슬땀을 흘리는 허도환의 열성이 이를 방증한다.

이를 지켜보는 SK 장재중 배터리코치는 “(허)도환이는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무척 크다. 백업이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해주려고 한다”며 내심 기특한 마음을 품고 있다. 이어 “보통 경기 전 훈련이 3시부터 시작되는데 도환이는 2시 20분이면 나온다. 자기 나름대로 해야 할 것들을 찾아서 한다”며 “아무래도 본인이 생각했을 때는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 쪽에도 보탬이 되고 싶지 않겠나. 팀에 상당히 헌신적인 선수다. 선배로서 해야 할 행동들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참 고맙다”고 덧붙였다.

선배 그룹에 속하지만 덕 아웃에서는 앞장서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염경엽 SK 감독은 올 시즌 팀의 선두 질주 배경으로 베테랑들의 헌신을 꼽는데, 허도환도 그 일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뿐”이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 허도환은 “덕 아웃에서 선배들이 가만히 있으면 후배들이 더 힘들다. (나)주환이나 (김)강민이 형도 먼저 파이팅을 외친다”며 “그러면 후배들도 경기에 더 집중한다. 그런 부분들이 팀 전체에 플러스가 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아프지 말자’는 자신과의 약속도 잘 지켜지고 있다. “근래 몇 년 중 최고로 건강하다”는 허도환은 온 마음을 다해 오늘을 준비한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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