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투수’ 류현진, 체이스필드 악몽 떨쳐낼 것인가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4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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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NL) ‘5월의 투수’ 타이틀을 거머쥔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악몽의 장소에서 6월을 시작한다. 5일 오전 10시40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2019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에게 체이스필드는 좋지 않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일단 체이스필드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구장에서 통산 7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4.89에 그쳤다.

2013년 등판한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4.74로 좋지 못했다. 2014년 4월 12일에는 7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부상 이후인 2017년 8월 31일에는 4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얻어맞는 등 8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6실점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해 두 차례 등판에서도 기억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시즌 첫 등판인 지난해 4월 3일 3⅔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볼넷을 무려 5개나 내주며 흔들렸다. 지난해 5월 3일에는 2회말 1사 후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됐다. 내전근 부상을 당한 류현진은 3개월 넘게 재활에 매진해야 했다.

하지만 과거 악몽을 논하기에는 류현진의 기세가 매섭다. 류현진은 올 시즌 등판한 11경기에서 73이닝을 소화하며 8승 1패 평균자책점 1.48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양대리그를 통틀어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3위에 올라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0.81로 2위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 ‘언터처블’의 면모를 뽐냈다. 5월에 나선 6경기에서 45⅔이닝을 소화하며 패배없이 5승, 평균자책점 0.59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이달의 투수상도 류현진의 차지였다.

‘원정 징크스’도 어느정도 털어냈다. 홈과 원정 경기 성적에 다소 격차가 있던 류현진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홈경기(6승 무패 평균자책점 1.01) 뿐 아니라 원정경기(2승 1패 평균자책점 2.22)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예전과 비교해 볼넷 수도 확연하게 적다. 류현진은 올 시즌 볼넷을 5개만 내줬다.

체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와 함께 내셔널리그의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다. 해발 약 330m에 있어 공기 저항이 적고, 사막 기후로 습도가 낮아 타구가 멀리 뻗어나간다.

류현진은 올 시즌 개막 이후 5경기에서 매 경기 홈런을 얻어맞는 등 피홈런 개수가 6개에 달했다. 하지만 5월 들어서는 홈런을 단 한 번도 맞지 않았다. 4월에 나선 5경기에서 피장타율이 0.467에 달했으나 5월에 나선 6경기에서는 0.222에 불과하다.

류현진의 천적이 사라진 점도 반갑다. 애리조나에서 류현진의 천적 노릇을 한 A J 폴록은 이제 류현진의 팀 동료가 됐고, 폴 골드슈미트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해 더 이상 체이스필드에서 만나지 않아도 된다.

악몽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5월의 투수를 수상한 류현진이 좋은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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