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신·팀 컬러 변화’…외인 드래프트 키워드로 살펴본 새 시즌 여자배구 판도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5일 1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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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토론토에서 3일(현지시간) 진행된 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최종 낙점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 쪽부터 현대건설 마야(31·187cm), IBK기업은행 어나이(23o·188cm),흥국생명 
파스구치(27·189cm), GS칼텍스 러츠(206cm), KGC인삼공사 디오우프(27·204cm), 한국도로공사 
앳킨슨(24·195cm.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캐나다 토론토에서 3일(현지시간) 진행된 프로배구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구단의 최종 낙점을 받은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환하게 웃고 있다. 왼 쪽부터 현대건설 마야(31·187cm), IBK기업은행 어나이(23o·188cm),흥국생명 파스구치(27·189cm), GS칼텍스 러츠(206cm), KGC인삼공사 디오우프(27·204cm), 한국도로공사 앳킨슨(24·195cm.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3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GC인삼공사의 선택을 받은 발렌티나 디오우프(27·이탈리아)의 키는 204cm다. GS칼텍스가 3순위로 지명한 미국 출신 메레타 러츠(24)의 신장은 이번 여자부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가장 큰 206cm에 이른다. 이들 두 선수가 한국 코트에서 활약하게 되면서 여자부 프로배구는 ‘초장신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4개 팀들은 올해 새로 계약한 외국인 선수를 통해 ‘팀 컬러’의 변화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준우승 팀인 한국도로공사는 ‘높이에는 높이로’ 맞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종민 감독은 신장이 195cm인 셰리단 앳킨슨(24·미국)을 지명했다. 김 감독은 “키는 디오우프와 러츠가 더 크지만 공격 타점은 앳킨슨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며 “첫 날부터 앳킨슨을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한국도로공사에 젊고 활기찬 외국인선수를 들여와 팀의 활력소로 만들겠다는 생각도 깔려 있다. 앳킨슨은 올해 트라이아웃 행사에서 다른 선수들 사이를 쉴 새 없이 오가며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앳킨슨은 “대학 팀에서 후배일 때는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고 주장을 맡았을 때는 직접 득점을 책임지는 역할도 했다”며 “기량 면에서나 분위기 면에서나 팀에서 원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가장 늦은 순번으로 선수를 지명해야 했던 지난시즌 우승팀 흥국생명은 변화무쌍한 전략전술로 장신 숲을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박미희 감독은 키가 189cm인 이탈리아 출신 줄리아 파스구치(27)를 지명했다. 그는 “올해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 중 유난히 큰 선수가 많아 작게 보이지만 결코 작은 키는 아니다”라며 “수비력에 있어 2m급 선수보다 좋기 때문에 상대팀에 호락호락하게 점수를 허용하지 않을 선수라고 봤다”고 말했다. 파스구치는 이번 트라이아웃 연습경기에서 레프트와 라이트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는 동시에 수비와 조직력 면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박 감독의 마음을 샀다.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하며 한국 생활 적응에 대한 의지를 피력한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뛰었던 선수인 어나이(23), 마야(31)와 재계약하기로 결정한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은 두 선수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두 팀 감독은 “재계약 선수보다 나은 기량을 보인 선수를 찾지 못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 지난 시즌 V리그 경험을 쌓은 두 선수가 새 시즌 때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성적 향상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나이가 어린 어나이는 지난 시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경기력이 떨어져 마음고생을 한 바 있다. 김우재 IBK기업은행 감독은 “어나이의 활발한 성격을 최대한 살려주면서 주도적으로 플레이하도록 해 준다면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시즌 중간에 합류한 마야는 실책이 많아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을 힘들게 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대체선수로 영입되면서 손발을 맞출 기회가 없었던 반면 올해는 충분히 훈련할 시간이 있다”며 “팀워크를 맞추고 실책을 줄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토론토=이원주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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