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쪽 공략도 극복한 잠실거포 페르난데스, 약점이 안 보인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9일 06시 30분


코멘트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1,3루 두산 페르난데스가 우월 3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1,3루 두산 페르난데스가 우월 3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9시즌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타자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두산 베어스)다. 최대 강점인 콘택트 능력을 십분 발휘하며 장타까지 뿜어내고 있으니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정면승부를 펼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그간 약점으로 여겨졌던 장타력을 유감없이 뽐내며 더욱 강력한 타자로 진화했다. 3월 8경기에선 11개의 안타 가운데 장타가 단 하나(2루타)에 불과했지만, 4월 들어선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뽐내고 있다. 37개의 안타 중에서 15개를 장타로 장식했고, 이 가운데 7개가 홈런이다. 초반에는 히팅포인트를 뒤에 두고 어떤 코스의 공이든 배트에 맞혀 안타를 만드는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포인트를 앞으로 끌고 나오면서 장타도 부쩍 늘었다. 그러다 보니 단타로 막아내려는 전략도 통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부터 슬럼프 없이 꾸준함을 뽐내고 있지만, 위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7일 0.404였던 타율이 13일 잠실 LG 트윈스전 직후 0.358까지 하락했었다. 이때 상대 배터리는 집요하게 몸쪽을 공략했다. 배트의 손잡이와 가까운 쪽을 노려 범타를 유도하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페르난데스는 1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13일까지 15타수3안타(타율 0.200)로 주춤했다. 그러나 금세 이를 극복했다. 이후 3경기에서 연달아 3안타를 터트리며 우려를 불식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홈런레이스를 시작했다. 페르난데스는 “훈련을 통해 대처법을 연구했고, 매일 영상분석을 했다. 무엇보다 동료들과 통역이 큰 도움을 준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28일 잠실 롯데전은 페르난데스의 펀치력을 한눈에 확인한 경기였다. 2-0으로 앞선 2회 1사 1·3루에서 롯데 선발투수 김원중의 3구째 포크볼(시속 129㎞)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6호)으로 연결했다. 4회에도 선두타자로 등장해 김원중의 시속 141㎞짜리 빠른 공을 받아쳐 또 다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7호·이상 비거리 110m)을 터트렸다. 자신의 KBO리그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이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 높은 코스에 들어온 빠른 공을 효과적으로 당겨쳤고, 왼발을 반대편 타석으로 옮기는 특유의 팔로스로우까지 완벽하게 이뤄졌다. 팀의 9-2 승리에 힘을 보탠 것은 물론이다.

페르난데스는 “어린 시절부터 맞히는 능력은 인정을 받았다”며 “미국 무대에 진출하면서(2017년 LA 에인절스)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체중을 늘렸고, 그때부터 힘이 붙은 것 같다”고 했다. 게다가 KBO리그에 점차 적응하면서 타격 정확도가 더욱 향상했고, 코스를 가리지 않고 안타를 생산하다 보니 승부처에선 그 위력이 배가한다. 28일에만 5타수2안타를 기록하고도 타율은 0.397(121타수48안타)에서 변동이 없다. 2018시즌 외국인 잔혹사에 울었던 두산이 올해는 페르난데스의 활약 덕분에 연일 싱글벙글 웃고 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