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유재학 감독과 보헤미안랩소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3일 0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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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7!’ 울산 현대모비스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해 통산 7번째 우승과 입맞춤했다. 사령탑으로 6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유재학 감독(앞 오른쪽)은 우승 직후 지난해 감명 깊게 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삽입된 ‘위 아 더 챔피언’을 다시 들었다. 사진은 우승상금 1억 원이 적힌 보드를 들고 이정대 KBL 총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유 감독. 스포츠동아DB
‘V7!’ 울산 현대모비스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승리해 통산 7번째 우승과 입맞춤했다. 사령탑으로 6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넣은 유재학 감독(앞 오른쪽)은 우승 직후 지난해 감명 깊게 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삽입된 ‘위 아 더 챔피언’을 다시 들었다. 사진은 우승상금 1억 원이 적힌 보드를 들고 이정대 KBL 총재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유 감독. 스포츠동아DB
세계적인 록 그룹 ‘퀸’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국내에서 약 1000만 관객을 동원할 정도로 크게 흥행했다. 이 영화를 본 이후 퀸과 보컬 고(故) 프레디 머큐리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고, 뒤늦게 이들의 명곡을 즐겨듣는 팬들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유재학 감독(56)도 보헤미안 랩소디를 감명 깊게 본 관객 중 한 명이다. 유 감독은 시즌 중 일정에 여유가 있을 때 코치들과 함께 영화를 즐겨 보곤 한다.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연말 이 영화를 두 차례나 ‘단체관람’했다.

유 감독은 영화 관람 후 “너무 인상 깊게 봤다. 나는 퀸 세대지만 사실 과거 대학생활 할 때 퀸의 노래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었다. ‘에어 서플라이’의 노래를 즐겨들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고는 그 때 왜 이 노래들이 와닿지 않았을까 싶었다. 보헤미안 랩소디 가사 한 줄, 한 줄에 프레디 머큐리의 심경이 진짜 잘 묻어나있더라”고 말했다. 이후 유 감독은 코치들과 함께 구단 밴을 타고 이동할 때에는 늘 퀸의 노래를 들었다.

현대모비스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에 대비해 용인에 위치한 구단체육관에서 훈련을 했다. 유 감독은 하루 날을 잡아 팀 훈련을 마친 뒤 코치들과 따로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 한 잔을 기울였다. 식사 후 체육관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퀸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선곡’을 담당한 성준모 코치(41)는 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위 아 더 챔피언(We Are The Champion)’을 틀었다. 유 감독은 자연스럽게 “캬~ 성 코치, 이거 기가 막힌 선곡이다”라며 웃었다고 한다.

유 감독은 “이 노래(We Are The Champion)는 내게 사연이 있는 노래다. 내가 현대모비스에 처음 왔을 때(2004년) 팀 전력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선수들의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경기장 이동해서 내리기 전 꼭 이 노래를 틀었다. 3년 뒤(2007년) 통합우승을 하고 체육관에서 그 노래가 나오는데 정말 감동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현대모비스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돌입하기 전, 울산에 있는 구단 숙소에서 선수들과 촛불의식을 통해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가졌다. 유 감독은 이 시간에 같은 노래를 들을 생각이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혹시 선수들이 부담을 가질까 하는 우려도 있었고, 그리고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오른 뒤에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유 감독과 현대모비스는 뜻을 이뤘다. 21일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현대모비스는 인천 전자랜드에 승리를 거두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동천체육관에서는 유 감독이 그토록 듣고 싶어 했던 노래 ‘We Are The Champion’이 울려 퍼졌다.

울산|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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