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벌써 다섯 번…활짝 열린 뒷문, 끝내기의 시대 만드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1일 10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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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모창민. 스포츠동아DB
NC 모창민. 스포츠동아DB
이제 팀당 8경기를 했을 뿐이다. 이렇다 할 표본이 쌓이지 않았으니 누적 기록의 예측이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끝내기’가 예년보다 눈에 띄게 잦다. 홈팬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순간이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뒷문이 열려있다는 점에서는 씁쓸함도 감출 수 없는 지표다.

● 약화된 ‘타고투저’ 속 다섯 번의 끝내기

3월 23일 개막한 KBO리그는 31일까지 팀당 8경기씩 치렀다. 우천 등 경기 취소가 없어 총 40경기가 치러졌고, 끝내기는 다섯 차례 나왔다. 26일 창원 KT 위즈-NC 다이노스전 모창민의 끝내기 홈런이 시작이었다. 이튿날인 27일에는 인천 LG 트윈스-SK 와이번스전(최정), 키움 히어로즈-두산 베어스전(정수빈) 등 두 곳에서 끝내기가 나왔다. 28일 LG-SK전에서는 이재원이 끝내기 아치를 그렸다. 두 차례나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LG는 3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유강남의 끝내기 안타로 만회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끝내기 안타가 가장 많이 나온 건 2015년, 2018년의 59회다. 2015년 KT의 1군 합류로 10개 구단 체제가 정착된 이래 매년 50회 이상의 끝내기가 나왔다. 10년 전인 2009년까지만 해도 리그 전체에서 끝내기는 34회에 불과했다.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끝내기의 증가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올해의 수치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KBO리그는 스트라이크존 정상화와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기형적 타고투저 완화에 몰두했다. 실제로 8경기에서 리그 평균자책점이 소폭 하락했고, 홈런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타고’가 약화되는 분위기지만 끝내기는 늘고 있는 셈이다.

● 아홉 번의 블론세이브, 끝내기 시대 도래시키나

지난해 팀당 8경기씩 치른 시점에 끝내기는 총 두 차례뿐이었다. 시즌 초반에는 타자들의 감이 올라오지 않고, 투수들의 힘이 쌩쌩하다. 혹서기에 접어들면서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끝내기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그러나 올해는 투고타저의 시즌 초반에도 끝내기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리그 전반의 불펜 약세와 맞닿아있는 현상이다. 뒷문이 열리면 역전이나 뒤집기, 끝내기는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2015년 이래 KBO리그 블론세이브는 해마다 신기록을 갱신해왔다.

지난해에는 무려 188번의 블론세이브가 나왔다. 올해도 블론세이브는 흔한 광경이다. 31일까지 리그 전체 블론세이브는 총 9개다. 경기당 평균은 지난해보다 덜한 편이지만, 매년 여름이면 블론세이브 수치는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시즌 초반부터 뒷문이 열리고 있는 것을 염려해야한다. 수도권 A팀 투수코치는 “10개 구단 중 불펜이 강하다고 확실히 말할 팀은 없다. 3~4점차는 1이닝에도 뒤집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며 “경기 끝까지 반전이 거듭될 것”이라고 점쳤다.

잠실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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