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가 개막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감을 키웠다.
페르난데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산은 페르난데스를 앞세워 5-4로 역전승,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렸다. 한화는 개막전 9연패 늪에 빠졌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2회말 첫 타석, 무사 1루에서 2루수 병살타를 친 것. 지난해 지미 파레디스, 스캇 반슬라이크가 모두 실패해 ‘외국인 타자 악몽’에 시달린 두산으로서는 걱정이 커지는 순간이었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2루수 땅볼에 그친 페르난데스는 6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선발 워윅 서폴드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2-2 동점에서 두산에 3-2 리드를 안기는 안타였다.
페르난데스의 활약은 계속됐다. 3-3 동점이던 8회말 2사 1,2루에서 한화 셋업맨 이태양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져 펜스까지 구르는 2루타를 때려낸 것.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두산은 5-3으로 리드를 잡았고, 결국 5-4로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를 마친 뒤 페르난데스는 “설레는 마음으로 개막을 기다렸다”며 “동료들과 함께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줘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경기 전까지도 페르난데스를 향해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167(18타수 3안타)에 그쳤기 때문.
이에 페르난데스는 “연습경기와 실전은 매우 다르다”며 “본 경기가 시작되면 관중도 많아지고 긴장감, 집중력이 생긴다. 나에게는 실전이 더 잘 맞는다”고 우려를 불식했다.
처음 접한 응원가에 대해 “태어나서 내 이름이 들어간 응원가는 처음 들어본다”며 응원단에 고마움을 전한 페르난데스는 “첫 타석에 병살타를 쳤지만 액땜이라는 생각으로 다음 타석을 준비했다. 타구 질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았다”고 강한 정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페르난데스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그는 “오늘은 95점을 주고 싶다”며 “접전에서 2안타, 3타점을 기록했고 팀에 도움이 됐기 때문에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 분석을 많이 해서 처음 상대하게 되는 투수들의 구종이나 투구 자세 등을 확인하겠다”고 나머지 5점을 채울 계획을 밝혔다.
김태형 감독도 “선수들이 각자 자기 역할을 다 해줬다”며 “특히 페르난데스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정말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페르난데스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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