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킹’ 발톱이냐, ‘월드컵 거미손’이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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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구 3월 1일 K리그1 공식개막전

왼쪽부터 이동국, 조현우. 프로축구연맹·뉴스1
왼쪽부터 이동국, 조현우. 프로축구연맹·뉴스1
‘라이언 킹’ 이동국(40)이 쏘고 ‘러시아 월드컵 스타’ 조현우(28)가 막는다.

프로축구 K리그1이 내달 1일 9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전주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전은 지난해 리그 우승팀 전북과 FA(축구협회)컵 우승 팀 대구의 대결이다.

이동국은 뛸 때마다 K리그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전북의 간판 스타다. 이번 시즌에는 K리그 최초로 300공격포인트와 ‘80득점-80(도움) 클럽’에 도전한다. 현재 통산 215골, 75도움(합계 공격포인트 290)을 기록하고 있다.

불혹의 나이가 됐어도 이동국의 활약은 여전하다. 지난해에도 13골을 터뜨려 득점 8위(국내 선수로는 2위)에 올랐다. 출전한 35경기 가운데 선발 투입은 11회에 불과했지만 찾아온 득점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도움도 4개를 보탰다. 대구를 상대로는 2골을 넣었다.

최강희 감독에 이어 전북을 맡은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을 중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26일 열린 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부임 뒤 2개월 동안 지켜봤는데 전북이 곧 이동국이고, 이동국이 곧 전북이다. 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생활 태도와 선수들 장악 능력도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그런 이동국에게 주장을 맡겼다.

전북의 첫 상대인 대구는 지난 시즌 후반 화제의 중심이 된 팀이다. 15라운드까지 1승 5무 9패로 최하위에 그쳤던 대구는 이후 23경기에서 13승 3무 7패를 기록하며 7위로 리그를 마쳤다. 기세가 오른 대구는 FA컵에서 울산을 꺾고 구단 역사상 첫 공식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얻었다.

대구의 돌풍 뒤에는 조현우의 선방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초만 해도 그다지 유명한 선수는 아니었다. 대구에 입단한 2013년에는 주전 요원이 아니었고, 이듬해부터 3년 동안은 대구가 K리그2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해 신들린 듯한 방어 실력을 보여주면서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2-0으로 승리한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9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도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 데 크게 기여했다. 12월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의 파상 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도 조현우였다.

대구는 넉넉하지 않은 구단 살림에도 FA컵 우승 주역인 에드가(11골), 도움 전체 1위 세징야(8골), 젊은 공격수 정승원 등을 잔류시켰다. 활약이 아쉬웠던 선수들은 정리하고, 신인 8명을 포함해 14명을 영입했다. 최근 완공한 도심 속 전용구장 ‘포레스트 아레나’에서 K리그1 상위 스플릿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전북은 최근 7년 동안 안방 개막전에서 진 적이 없다. 지난해 개막전에서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을 앞세워 울산을 2-0으로 눌렀다. 대구를 상대로는 통산 21승 9무 7패로 크게 앞서 있고, 지난해에도 3차례 만나 모두 승리했다. 대구가 전북을 이긴 것은 2012년 3월 31일이 마지막이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프로축구#k리그1#이동국#조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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