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대 격전지는 1루, 외인타자도 주전보장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5일 05시 30분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김태형 감독.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둘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0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2차 스프링캠프에 한창이다. 18일까지 진행한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지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다. 오재일(33)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의 주전 1루수 경쟁이 그것이다.

두산의 야수층은 두껍다. 김 감독도 1차 캠프 당시 야수진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재일과 페르난데스의 경쟁도 ‘행복한 고민’이다. 오재일은 2016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0홈런·80타점 이상을 기록한 타선의 핵심이다. 지난해 전반기 67경기에서 타율 0.218의 부진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3년간 평균치를 보여준 만큼 믿고 기용하기에 아무런 결격사유가 없다. 그런 오재일조차 경쟁이 불가피한 점은 두산 야수층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페르난데스의 주전 경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즌을 앞둔 구단들은 외국인타자의 타순을 놓고 고민할 뿐 주전 경쟁은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타선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어서다. 그러나 국내 선수층이 워낙 탄탄한 두산은 예외다. 김 감독은 “ ‘(페르난데스가) 기술은 좋다. 몸 상태가 괜찮아 보이고, 펀치력도 있더라. 어느 정도는 자기 역할을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오재일과 페르난데스 중) 타격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우선적으로 경기에 나가게 되지 않겠냐”고 결말을 열어뒀다.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최주환(31)의 존재도 변수다. 최주환은 이번 캠프에서 수비 훈련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조성환 두산 수비코치는 “최주환이 2루수로 힘을 보태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라고 했지만,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터라 상황에 따른 로테이션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는 물론 3월12일부터 시작하는 시범경기까지 면밀히 관찰하며 최종 ‘베스트9’을 확정하려 한다.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한 국내 타자와 큰 기대를 받으며 합류한 외국인타자까지 주전을 보장할 수 없는 두산의 야수층은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살 만하다. “얼마나 선수가 많으면 외국인타자도…”라는 다른 팀 감독의 한마디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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