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특집①] ‘모라이스 시대’ 전북, 절대왕조 유지? 경남, 울산의 반격?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5일 05시 30분


모라이스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전북은 올 시즌 경남FC, 울산 현대 등 전력을 대거 보강한 팀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모라이스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전북은 올 시즌 경남FC, 울산 현대 등 전력을 대거 보강한 팀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과거 한 시절을 풍미한 전통의 강호들이 주춤한 사이,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가 절대왕조를 구축했다. 녹색 함성이 가득한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애칭)은 모두가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원정 팀의 무덤’이 됐다.

2009시즌 처음 K리그 정상을 밟은 전북은 2011, 2014, 2015, 2017, 2018시즌 타이틀을 착실히 챙기면서 전성시대를 열었다. 일각에서 “돈으로 우승컵을 사들였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투자하고 스스로를 자극하는 모습을 폄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 과거 ‘명가’ 수식을 얻은 팀들이 강호 반열에 오른 배경에는 그만큼 합리적인 투자와 노력이 있었다.

2019시즌도 전북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전력누수는 적었고, 역시나 적극적인 행보로 선수단을 보강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깜짝 스타’ 문선민과 영플레이어상 한승규 등이 합류했다. 올해부터 전북을 이끌게 된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은 자신 있게 새 시즌 목표를 ‘트레블(3관왕)’이라고 외쳤다.

최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이) 강호라는 것은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으나 일본 가고시마에서 동계전지훈련을 하면서 더욱 깊은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비에 항상 강하고, 안방에서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전북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특유의 ‘승리 DNA’가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승부사 기질이 전북 유니폼을 입은 모두에게 장착됐다. 베테랑부터 막내까지 스스로 분위기를 만들고, 똘똘 뭉친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킬레스건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라이스 감독이다. 국가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지낸 1년 반을 제외하고, 2005년 여름부터 지난해까지 전북을 이끈 최강희 감독(현 다롄 이팡)의 뒤를 이은 모라이스 감독은 조세 무리뉴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보좌했던 화려한 참모 경력에 비해 ‘감독’으로서의 역량은 검증되지 않았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 사진제공|전북 현대
전북 모라이스 감독. 사진제공|전북 현대

팀 컬러도 많이 바뀌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세밀하고 안정적인 빌드-업을 강조한다. 굵은 선을 그리는 축구를 즐긴 전북은 조직 플레이에 무게를 싣는다. 다만 모라이스 감독이 ‘짜인 틀’에 선수들을 맞춘 건 아니다. 불혹의 나이에 깜짝 캡틴이 된 이동국은 “옵션이 추가됐을 뿐이다. 빌드-업이 안 먹히면 고유의 패턴으로 상대를 압도하면 된다”고 자신했다. 시즌 초 어수선함에 더해 내부적인 혼란을 전북은 이겨내야 한다.

여기에 전북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는 팀들이 대거 등장했다. FC서울과 수원 삼성이 해온 역할을 해낸 도민구단 경남FC와 ‘현대가(家) 형제’ 울산 현대도 충분히 대권을 노릴 만한 전력을 구축했다. 겨울선수이적시장이 모처럼 달아오를 수 있던 건 경남, 울산의 적극적인 행보에서 비롯됐다.

경남은 ‘중원 살림꾼’ 최영준이 전북으로, K리그1 득점왕 말컹(브라질)과 국가대표 수비수 박지수를 중국으로 보냈으나 김승준-이영재를 신호탄으로 곽태휘, 송주훈, 박기동에 더해 유럽 빅 리그에서 실력이 검증된 조던 머치(잉글랜드), 룩 카스타이노스(네덜란드)까지 데려왔다. 특히 머치-룩 콤비는 로페즈-티아고-아드리아노(이상 브라질)로 구성된 전북을 크게 위협한다. 경남 김종부 감독은 “이탈자가 많아 걱정했는데, 부담스러울 정도로 기대이상의 재투자가 이뤄졌다”며 지난해 2위에 이은 또 한 번의 돌풍을 약속했다.

울산도 떠들썩한 겨울을 보냈다. ‘젊은 피’ 한승규, 김승준, 이영재의 이탈은 아쉽지만 전 포지션에 걸쳐 막강한 실력을 갖춘 베테랑들을 싹쓸이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김보경, 윤영선, 신진호, 주민규, 김성준, 불투이스(네덜란드) 등을 품에 안은 울산 김도훈 감독도 크게 고무됐다. 전열을 재편성 중인 울산은 페락(말레이시아)을 꺾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 안착해 아시아를 향한 당당한 진군도 계속하게 됐다. 울산 김광국 단장은 “초조하면서도 기쁜 마음으로 새 시즌을 기다린다”며 걱정 반, 기대 반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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