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도박 혐의로 자격 박탈 징계를 받은 전창진 전 감독이 재정위원회를 앞두고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섰다.
전창진 전 감독은 3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한국농구연맹(KBL) 재정위원회에 참석해 자신의 입장을 소명했다. 이날 재정위원회는 전창진 전 감독의 징계 해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주 KCC가 전창진 전 감독을 수석코치로 선임하면서 KBL 재정위원회가 개최됐다. 전창진 전 감독은 KGC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15년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며 KGC 감독직을 스스로 내려놨다. 당시 KBL은 전창진 전 감독에게 무기한 등록 자격 불허라는 징계를 내렸다.
불법도박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전창진 전 감독의 코트 복귀 가능성이 열렸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 단순 도박 혐의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은 점 때문에 재정위원회가 전창진 전 감독의 징계를 해제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재정위원회가 열린 오전 9시보다 먼저 KBL센터를 찾은 전창진 전 감독은 소명을 마친 뒤 취재진 앞에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초 인터뷰를 생략하려 했지만 마음을 바꿨다.
전창진 전 감독은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농구계가 큰 피해를 입게 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전창진 전 감독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들이 몰랐던 부분도, 내가 얘기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다. 언젠가는 말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오늘도 다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며 “KCC 구단에서 저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해서는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도 된다. 재정위원회 결정을 받아들이고 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정위원회가 징계를 해제하면 전창진 전 감독은 코트에 돌아올 수 있다. 반대로 재정위원회가 징계를 해제하지 않으면 불명예를 안은 채 계속해서 야인으로 지내야 한다. 단순 도박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결정이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전창진 전 감독은 “여전히 나를 향한 비판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비난해도 구단을 욕하지는 말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잘못은 내가 했지 KCC가 무슨 잘못이냐”고 언론을 향해 당부했다.
KCC는 추승균 감독의 사퇴로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에 외국인 사령탑에서 오는 소통의 어려움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능한 내국인 코치를 찾다 전창진 전 감독이 적임자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같은 KCC의 결정에 대해서는 찬반 양론이 갈리고 있다. KCC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자 사안의 당사자인 전창진 전 감독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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