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아이돌’ 정수빈, 스스로 돌아갈 무대 만들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1월 10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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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정수빈이 8회초 1사 1루에서 SK 산체스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친 후 환호하며 홈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인천|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정수빈이 8회초 1사 1루에서 SK 산체스를 상대로 역전 투런홈런을 친 후 환호하며 홈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인천|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처음엔 확신이 있었죠.”

두산 베어스 정수빈(28)은 한껏 들뜬 마음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자신의 손으로 팀을 구해낸 희열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홈런의 짜릿한 손맛 역시 그대로였다.

두산은 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8회에 나온 정수빈의 역전 결승 투런포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수비에서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7이닝 1실점 호투가 있었다면, 공격에서는 단연 정수빈이었다.

7회까지 1-0의 리드를 지키고 있던 SK는 불펜투수 앙헬 산체스가 시속 150km가 넘는 직구를 8회에도 던졌다. 정수빈은 팀이 0-1로 뒤지고 있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야 했다. 1사 1루의 상황. 6구째 한가운데 몰린 빠른 직구에 망설임 없이 배트를 냈다.

타구가 뻗어나가는 순간 정수빈은 홈런을 확신한듯 손을 높이 들어 올렸다. 홈런 세리머니였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우익수 한동민이 타구를 마지막까지 쫓아갔다. 두산 선수들과 팬들의 마음이 모두 졸여진 순간, 타구는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 역전 투런포가 됐다. 3루 측 덕아웃과 관중석은 모두 높이 뛰며 기뻐했다.

경기 후 정수빈은 “맞자마자 홈런이라고 직감했다. 처음에 든 생각은 장외홈런이었는데, 타구가 생각보다 멀리 안 나갔다”며 멋쩍은듯 웃었다. 두산 김태형 감독 역시 “거기서 (정)수빈이가 홈런을 칠 것이라고 전혀 예상 못 했다. 대단한 한 방을 쳤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맛본 KS 홈런 손맛에 옛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바로 2015년 KS 5차전에서 터트린 스리런포. 정수빈은 “당시엔 점수 차가 컸다. 그때도 물론 기뻤지만 오늘의 역전 투런포가 더 짜릿했다. 팀 승리에 크게 기여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의 한 방에 두산은 그야말로 기사회생했다. 자칫 홈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도 있었지만, 이날 승리로 잠실 6차전을 최소 확보했다. ‘잠실 아이돌’이 돌아갈 무대를 스스로 만들었다.

인천|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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