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 2경기 9이닝 무실점 2승. SK 와이번스와 PO 3경기에서 6이닝 1실점 1승1홀드를 거뒀다. PS 5경기 15이닝 1실점 3승1홀드, 평균자책점 0.60으로 1992년 염종석(롯데 자이언츠)이 세운 고졸신인 PS 최다승(4승) 기록도 눈앞이다.
● WPA가 설명하는 안우진의 괴력
세이버매트릭스로 살펴보면 괴력은 더욱 뚜렷해진다. WPA(Wins Probability Added·승리 확률 기여도)는 안우진이 넥센에 2승을 안겨줬다고 설명한다. WPA는 한 선수가 팀 승리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미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졌으며 KBO도 지난해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를 소개하고 있다.
플레이볼 시점에서 양 팀의 승리확률은 50대50이다. 홈런, 탈삼진 등은 팀 승리확률을 높이며 병살타 등은 이를 떨어뜨린다. 모든 플레이마다 승리확률은 변한다. 같은 삼진이라도 1-0으로 앞선 9회 2사 만루에서 잡아낸 것과 10-0으로 앞선 상황에서 빼앗은 것의 영양가는 다르다. 이처럼 WPA는 상황에 따른 가중치도 반영한다.
넥센 안우진. 스포츠동아DB
● 혼자 2승을 만들다
안우진의 PS 첫 등판은 준PO 2차전 5회였다. 당시 넥센은 3-1에서 3-4 역전을 허용했고, 2사 1루에 몰려있었다. 안우진은 첫 타자 송광민을 삼진 처리해 위기를 벗어났다. 최종 결과는 3.1이닝 5삼진 무실점. 그 사이 넥센은 역전에 성공했고 결국 승리했다. 이날 그가 끌어올린 승리확률은 24.8%다.
준PO 4차전은 더욱 극적이었다. 안우진은 1-1로 맞선 4회 1사 1·3루 마운드에 올랐다. 승계주자 한 명에게 홈을 허용했지만 추가실점은 없었다. 이후 9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챙기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넥센이 3-2로 앞선 8회, 안우진은 8회 선두 이성열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홈런 한 방이면 역전인 상황에 하주석을 삼진처리했다. 이 순간 넥센의 승리확률은 65%에서 72.4%까지 올랐다. 이어 최재훈을 병살타 처리했을 때는 다시 85.5%까지 상승했다. 이날 안우진이 끌어올린 승리확률은 무려 44.9%다. 50% 미만까지 떨어졌던 확률을 100%에 가깝게 만든 셈이다.
PO 2차전 1이닝 1실점으로 승리확률 8.8%를 깎아내렸지만 3차전 1이닝 무실점으로 10.3%, 4차전 4이닝 무실점 괴물투로 다시 24.9%의 승리확률을 더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승리확률은 50%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50%를 더하면 1승을 만든 셈이다. 그의 이번 가을 승리확률 합계는 무려 96.1%. WPA는 0.96이다. 안우진은 이번 가을, 혼자 힘으로 넥센에 2승 가까이 안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