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발리볼] 감독과 팀을 웃고 울게 만드는 서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0월 29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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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사진제공|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V리그를 취재하다보면 경기 뒤나 전에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서브와 리시브다. 사실상 배구의 모든 것이자 기초다. 서브는 선수 혼자서 득점이 가능한 플레이다. 또 모든 랠리의 시작이기에 서브가 잘 들어가면 우리 팀의 플레이는 상대보다 훨씬 쉬워진다. 그래서 당초 서비스 개념에서 시작했던 서브가 차지하는 역할은 차츰 커지고 있다. 시속 120㎞의 스파이크 서브가 네트 너머 상대팀에게 도달하는 시간은 대략 0.5~0.6초. 이보다 느린 플로터, 플랫서브도 1초 이내다. 서브를 때리는 사람은 위치와 구질을 선택할 수 있지만 리시버는 강제로 선택을 당하는 위치다. 그래서 더 서브 받기가 어렵다

● 현대캐피탈의 전략적인 서브

28일 현재 남자부 1위 현대캐피탈은 서브부문에서도 선두다. 3경기 10세트에서 29에이스를 기록했다. 반면 범실은 36개다. 세트평균 2.90개의 성공률로 경기를 더 치른 다른 팀보다 에이스 숫자가 가장 많고 범실은 가장 적다.

그만큼 강하고 범실이 적은 서브로 선두자리를 지켜나간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은 26일 OK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였다. 이전까지 3경기에서 100득점, 68%의 놀라운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던 상대 요스바니를 12득점, 31.25%의 성공률로 낮춘 덕분에 3-0 완승을 거뒀다.

공격적이고 전략적인 서브가 승리의 요인이었다. 최대한 요스바니에게 강한 서브를 집중시켜 공격템포를 흐트려놓겠다는 계획을 잘 실행했다. 초반 승패를 완전히 가른 것은 1세트 중반 신영석의 서브득점 3개였다. 이날 에이스 5개를 합작한 파다르와 전광인의 강한 서브도 무서웠지만 정해진 위치에 짧게 혹은 길게 서브를 넣어 상대의 공격옵션 하나를 사전에 제거하고 팀의 장기인 블로킹으로 다른 공격옵션을 막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3경기에서 13개의 에이스(세트평균 1.300개)를 기록한 파다르는 압도적인 이 부문 선두다. 2위는 대한항공의 가스파리니(10에이스/세트평균 0.625개), 3위는 OK저축은행의 요스바니(10에이스/세트평균 0.600개)다. 대한항공 정지석은 전체 4위이자 토종선수로는 1위이다. 10개의 에이스(세트평균 0.588개)를 기록 중이다. 왜 모든 감독들이 그를 탐내는지 기록으로도 확인된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 스포츠동아DB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 스포츠동아DB


● KB손해보험의 용감한 서브와 족집게 과외

서브에 따라 그날 팀의 승패가 좌우되는 KB손해보험도 강서브로 생존의 길을 찾았다. 외국인선수 알렉스와 주전세터 황택의의 부상 속에서도 2연승을 거둔 것은 강한 서브 덕분이었었다. 4경기에서 28개의 에이스, 세트평균 1.867개를 기록했다. 범실은 60개로 많았지만 상대 외국인선수의 공격이 2단으로 연결되도록 유도하는 서브 덕분에 화력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았다. 높이와 파워에서 차이가 나는 토종공격수들만으로 버틸 수 있었던 비결이다.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경기 전날 코트적응 훈련 때 선수들의 서브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즉석에서 보여주면서 자세를 수정하는데 이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족집게 과외 덕분에 선수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서브를 구사한다.

권 감독은 평소에도 “각자가 알아서 강한 서브를 만들어오라”고 독려하고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자율훈련 시간인 야간에 자기만의 강한 서브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노력한다. 반면 4연패로 최하위인 한국전력은 고작 4개의 에이스만 기록하고 있다. 역시 이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꼴찌다.

GS칼텍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GS칼텍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 GS칼텍스 2연승의 비결은 강서브

아직 많은 경기가 벌어지지 않은 여자부에서도 GS칼텍스의 강한 서브가 눈에 들어온다. 2경기에서 14개의 에이스(세트평균 2.000개)로 이 부문 1위다. 이소영 강소휘에 이어 새 외국인선수 알리, 안혜진까지 가세하면서 상대팀의 리시브라인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GS칼텍스는 서브부문 톱10에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알리가 5에이스(세트평균 0.714개)로 1위, 안혜진이 4에이스(세트평균 0.571개)로 2위다. 이소영, 강소휘도 각각 2개의 에이스로 공동 10위다. GS칼텍스가 26일 우승후보 흥국생명을 상대로 3-0 완승을 거둔 배경은 1세트 초반 리시버 김미연을 일찍 코트 밖으로 쫓아내는 서브폭탄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리시브가 흔들린 흥국생명은 세터 조송화가 이러 저리 뛰어다니며 연결을 시도했지만 정확성이 떨어졌다. 그 바람에 톰시아의 득점(30→16)과 공격성공률(49.12%→32.56%)은 이전 인삼공사와의 경기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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