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km 오르막 스퍼트… 나아름, 사이클 金길 뚫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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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개인도로 압도적 기량 우승, 4년 전 도로독주 이어 연속 정상
“이주미 선배 도움으로 이겼다”… 24일 도로독주서 2관왕 도전

한국 여자 도로 사이클의 간판 나아름(28)이 ‘사이클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개인도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사이클 첫 종목부터 금맥을 캐내면서 한국은 이번 대회 사이클에서 무더기 금메달을 기대하게 됐다.

나아름은 22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수방 일대 도로에서 열린 도로 사이클 여자 개인도로에서 104.4km 구간을 2시간55분47초 만에 통과해 12개국 21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에 들어왔다. 2014년 인천 대회 여자 도로독주 금메달에 이어 아시아경기 연속 금메달이다.

2위로 골인한 푸이셴(중국)과는 1분20초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레이스였다. 거리로 따지면 거의 1km가량 벌어졌다.

나아름은 “작전의 승리였다. 함께 출전한 (이)주미 언니의 도움이 컸다. 지도자 선생님들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 만든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8위로 골인한 이주미(29)는 레이스 중반까지 다른 나라 선수들의 힘을 빼며 나아름의 막판 스퍼트를 도왔다. 두 선수는 레이스 중 서로 물을 건네주거나 뿌려주는 장면도 연출했다.

이번 대회 코스는 80km 정도의 평지 이후 20km의 산악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덕을 오르는 능력이 뛰어난 나아름은 결승선을 5km가량 남겨두고 앞으로 치고나갔다. 한국 사이클이 아시아대회 여자 개인도로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의 김용미 이후 16년 만이다.

나아름은 주니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승승장구했지만 20대 초 유독 국제대회에서 불운에 시달렸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상대 선수가 넘어지는 바람에 같이 넘어지며 메달을 놓쳤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3차례나 자전거에서 넘어졌고 체인이 벗겨지는 등 어려움 속에서도 13위로 레이스를 마치는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힘든 시기에도 쉼 없이 페달을 밟은 그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를 계기로 국제대회 징크스를 완전히 떨쳐냈다. 나아름은 24일 여자 도로독주에 출전해 대회 2관왕이자 종목 2연패를 노린다.

도로독주는 90초 간격으로 한 명씩 출발해 가장 짧은 시간 내 구간을 통과하는 사람이 이기는 경기다. 이번 대회 도로독주는 18km의 산악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업힐 능력이 뛰어난 나아름이 강점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이클은 이번 대회에서 최대 7개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자카르타=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사이클#나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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