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박한이, 잊혀지나 했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한화전 이틀연속 끝내기안타 포효… 프로야구 사상 두번째 희귀한 기록
시즌 득점권 타율 0.310… 후반 강해

프로야구 삼성 박한이가 22일 한화 정우람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프로야구 삼성 박한이가 22일 한화 정우람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 삼성라이온즈 제공
삼성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39)는 많은 것을 이룬 선수다. 20대 초반이던 2001년 삼성에서 프로 데뷔한 뒤 마흔을 바라보는 올해까지 18년째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 그는 11차례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우승 반지는 현역 최다인 7개나 된다. 한국시리즈 최다 출전(63경기), 최다 안타(57개), 최다 타점(28점), 최다 득점(38점), 최다 루타(79개) 기록 등이 모두 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올 시즌을 포함해 지난 몇 년간 삼성이 하위권에 머물면서 박한이도 그 존재감을 드러낼 일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21일과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를 찾은 팬들은 모처럼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도 한 듯 “박한이”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박한이를 앞세운 삼성이 한화를 상대로 이틀 연속 9회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박한이는 21일 9회말 2사 만루에서 김범수를 상대로 중견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끝내기 안타를 쳤다. 8회 교체 선수로 경기에 나선 뒤 9회 유일하게 들어선 타석에서 큰일을 냈다. 선발 우익수로 출전한 22일엔 9회말 무사 1, 2루에서 정우람을 상대로 끝내기 좌전 안타를 때렸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KBO리그 37년 역사상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희귀한 기록이다. 롯데 문규현이 2016년 6월 28, 29일 삼성전에서 첫 기록을 세웠다.

올해 박한이의 타율은 0.283이지만 득점권 타율은 0.310(58타수 18안타)이나 된다. 7회 이후 타율이 0.353(68타수 24안타)이나 될 정도로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하나 특기할 만한 부분은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다.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왼손 타자 박한이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432(37타수 16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끝내기 안타 상대였던 김범수와 정우람도 모두 왼손 투수였다. 박한이는 “오래 프로 생활을 했지만 끝내기는 언제나 짜릿하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팀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5위 넥센에 3경기 차로 따라붙은 7위 삼성은 3년 만에 ‘가을 야구’에 도전한다. 그 중심엔 ‘가을 DNA’가 새겨진 박한이가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박한이#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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