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글래디에이터스’ 단독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5일 03시 00분


얼굴 보호 ‘검투사 헬멧’ 유행 속 NC는 선발 9명 중 7명이나 착용
박민우 역전 2점포 삼성에 2연승
넥센 이정후 첫 선두타자 홈런

NC 이종욱(왼쪽)과 최준석. NC 제공
NC 이종욱(왼쪽)과 최준석. NC 제공
2016년 5월 KIA 나지완은 독특한 헬멧을 쓰고 타석에 들어섰다. 기존 헬멧에 안면보호대를 덧대 만든 일명 ‘검투사’ 헬멧이었다.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승부에 시달리던 나지완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해 검투사 헬멧을 요청했다. 이 헬멧은 보호대 부분이 턱 아래까지 덮어 얼굴을 보호한다. 지난해엔 박용택(LG), 김선빈(KIA) 등이 검투사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KBO리그에는 팀별로 열풍이라 할 정도로 검투사 헬멧이 유행하고 있다. 그 가운데 NC는 ‘글래디에이터스(검투사들)’란 별명을 붙여도 될 정도로 많은 선수가 검투사 헬멧을 사용하고 있다.

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NC전. 삼성 선수 가운데 검투사 헬멧을 착용한 선수는 박해민과 김상수 정도였다.

NC 김성욱
NC 김성욱
하지만 NC는 대부분의 타자가 ‘검투사’ 모습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9명의 선발 라인업 가운데 1번 타자 박민우를 시작으로 김성욱, 나성범, 강진성, 박석민, 이종욱, 노진혁 등 7명이 검투사 헬멧을 썼다. 평범한 헬멧 차림으로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내야수 모창민과 포수 정범모 등 2명이었다. 경기 후반 교체 출전한 권희동과 이상호 역시 검투사 헬멧을 썼다.

NC 관계자는 “최근 들어 투수들의 공이 무척 빨라지다 보니 안정감 있는 헬멧을 찾은 선수가 많았다. 시즌 개막에 앞서 단체 주문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선수들이 검투사 헬멧을 택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다른 팀의 몇몇 선수는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며 평범한 헬멧으로 되돌아갔지만 NC 선수들은 개막부터 꾸준히 검투사 헬멧을 쓰고 있다. 톱타자 박민우는 “아직 효과가 어떤지 말하기 애매하지만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우는 이날 0-1로 끌려가던 5회말 양창섭을 상대로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김성욱도 8회 쐐기 솔로포를 날렸다. NC는 이날 4-1로 이겼다.

김경문 NC 감독은 “얼굴 쪽에 공을 맞으면 트라우마가 상당히 오래간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 안면 보호대를 쓰는 게 바람직한 것 같다”며 “검투사 헬멧을 쓰면 시야가 투수와 공에만 더 집중되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8승 2패를 기록한 NC는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NC 박민우
NC 박민우
NC 나성범
NC 나성범
검투사 헬멧을 만들기 위한 안면 보호대는 미국의 일반 스포츠용품점에서 20달러(약 2만2000원)면 구매할 수 있다. 한국까지 들여오는 배송료를 더해도 5만 원이면 된다. 탈·부착도 가능해 원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해체할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뉴욕 양키스의 홈런왕 장칼로 스탠턴과 워싱턴의 ‘괴물 타자’ 브라이스 하퍼 등이 검투사 헬멧을 쓴다.

한편 지난해 신인왕 이정후(20·넥센)는 올해 강력한 신인왕 후보 강백호(19·KT) 앞에서 화끈한 대포 시범을 보였다. 이정후는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의 안방경기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말 류희운을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의 시즌 1호 홈런이자 생애 첫 1회 선두 타자 홈런이다.

정교한 타격이 주무기인 이정후는 지난해 역대 신인 최다인 179개의 안타를 쳤지만 홈런은 2개밖에 없었다. 2개 모두 4월 8일 잠실구장에서 때렸다. 박병호와 초이스, 고종욱(2개) 등이 5방의 홈런을 합작한 넥센이 10-2로 승리하면서 이정후의 홈런은 결승타가 됐다.

3일부터 시작된 양 팀의 3연전은 이정후와 강백호의 맞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정후가 가벼운 손가락 부상으로 전날 경기에 결장하면서 3연전 이틀째인 이날에야 처음 대결을 하게 됐다. 이날 강백호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검투사 헬멧#kbo리그#nc 다이노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