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거인이 잠 깼다… 7연패-‘치킨 야유 충격’ 탈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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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회말 고졸신인 한동희 동점타, 신본기 역전타로 NC 꺾고 첫승
최정 3홈런… SK, 한화 대파


롯데 중심 타자 이대호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구장을 빠져나오다 봉변을 당했다. 롯데는 이날 NC에 5-10으로 지면서 개막 후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런데 한 팬이 화풀이로 이대호에게 치킨 상자를 던진 것이다. 치킨 상자를 등에 맞은 이대호는 박스가 날아온 쪽을 한 차례 쳐다본 뒤 씁쓸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벗어났다. 이 사건으로 롯데 선수단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1일 NC전을 앞두고 “치킨 박스를 던진 팬의 신원을 확보하려고 했지만 빠르게 도주했다. 앞으로 선수단 경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치킨 상자 맞은 이대호 3월 31일 NC와의 안방(사직구장) 경기에서 롯데가 5-10으로 역전패를 당하자 일부 극성 팬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이대호에게 치킨이 담긴 박스를 던졌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치킨 상자 맞은 이대호 3월 31일 NC와의 안방(사직구장) 경기에서 롯데가 5-10으로 역전패를 당하자 일부 극성 팬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이대호에게 치킨이 담긴 박스를 던졌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개막 전만 해도 롯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를 견제할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몇몇 전문가는 ‘우승 후보’로 꼽기도 했다. 롯데는 지난해 후반기 상승세를 보이며 정규시즌을 3위로 마감했다. 스토브리그에선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손아섭을 잔류시켰고, 두산에서 FA로 풀린 특급 외야수 민병헌까지 데려왔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했다고 해도 지난달 롯데의 성적은 처참할 지경이었다. 24일 개막 후 7번 싸워 모두 패했다. 3월 승수가 ‘0’이었으니 최하위인 것도 당연했다. 1일 경기에 앞서 조원우 감독은 모처럼 선수단 미팅을 갖고 전의를 불태웠다. 선발 투수로는 왼손 에이스 레일리가 등판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6승 1패로 선두를 달리던 NC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레일리는 7이닝 7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타자들이 힘을 내지 못했다. 1-1 동점이던 6회 최준석에게 적시타를 맞아 1-2로 끌려갔다. 8연패가 눈앞에 다가온 듯했다.

잠들었던 거인 군단을 깨운 것은 19세 고졸 신인 한동희였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올해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내야수 한동희는 8회말 2사 2루에서 김진성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3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신본기는 NC 마무리 임창민의 초구를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역전 결승 2루타로 연결시키며 승부를 3-2로 뒤집었다. 롯데는 9회초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켜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어렵사리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조 감독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이겨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레일리의 호투가 큰 역할을 했고, 한동희의 안타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는 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한화를 13-1로 대파했다. 지난해 홈런왕 최정은 이날만 3개의 홈런을 추가했다. 6승 2패가 된 SK는 NC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KT도 4개의 홈런을 집중시키며 두산에 9-4로 역전승했다. KT는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두산전에서는 KBO리그 사상 최초로 한 이닝에 2개의 만루홈런을 터뜨리는 진기록을 작성하며 20-8로 역전승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롯데 이대호#손아섭#고졸 신인 한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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