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구제 가능성 사실상 사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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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IOC 위원장 “러 출전 허용 명단에 없다면 도핑 확인 의미”
크렘린궁 “대화 우선… 보이콧 반대”… 安, 선수단 회의 자리 박차고 나가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스타 빅토르 안(안현수·33·사진)은 이달 말부터 모교인 한국체대에서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비한 마지막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그는 이달 중순 독일에서 열린 유럽 쇼트트랙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터였다.

하지만 ‘도핑 의혹’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얼마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작성한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허용 러시아 선수 명단에 자신이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러시아 언론들에 따르면 23일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단 회의에 참석했던 그는 IOC의 공식 발표를 듣고는 감정에 북받쳐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IOC의 결정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였다.

하지만 빅토르 안에 대한 구제 방안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25일 다시 한번 IOC의 결정을 최종 확인했기 때문이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화상 통화에서 “털끝만큼의 도핑 의혹도 없는 100%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만이 평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빅토르 안을 비롯한 러시아 측의 반발에 대해서는 “출전 허용 리스트에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면 IOC의 반도핑 패널이 다양한 수단과 방법으로 도핑 관련 의혹을 확인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IOC의 반도핑 패널은 도핑 이력과 법의학적 증거를 토대로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도핑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았던 일부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 올림픽 참가 허용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러시아에선 또다시 평창 올림픽을 보이콧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크렘린궁은 보이콧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지금은 보이콧이라는 단어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IOC와 지속적으로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바흐 ioc 위원장#안현수#빅토르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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