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미안해 한 나성범, 쿨하게 안아준 레일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11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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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나성범(왼쪽)과 롯데 브룩스 레일리가 11일 마산구장 한켠에서 만나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NC 나성범(왼쪽)과 롯데 브룩스 레일리가 11일 마산구장 한켠에서 만나 서로를 끌어안으며 격려하고 있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야구를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이 열린 11일 마산구장. 롯데 브룩스 레일리(29)와 NC 나성범(28)이 구장 한켠에서 만났다. 훈련을 마친 나성범이 3루측 롯데 덕아웃 근처에 나타났고, 잠시 후 레일리가 통역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나성범은 진심어린 사과를 건넸고, 레일리는 그를 끌어안으며 “괜찮다”고 웃어보였다.

레일리는 9일 준PO 2차전에서 6회 투구 도중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맞아 왼 발목 부위를 다쳤다. 부상 당시 왼발에서 피가 흘러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곧장 “미안하다”며 사과를 건네던 나성범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검진 결과 천만다행으로 뼈에는 이상이 없었지만, 부상 부위를 세 바늘 꿰맸다.

왼 다리 유니폼이 찢어진 채로 피를 흘리며 강판된 레일리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상처 부위를 3바늘 꿰맸다. 사직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왼 다리 유니폼이 찢어진 채로 피를 흘리며 강판된 레일리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상처 부위를 3바늘 꿰맸다. 사직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나성범은 3차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레일리를 찾았다. 둘은 서로 악수를 건네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레일리는 “야구를 하다 보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일부러 그러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안다”고 오히려 나성범을 위로했다. 나성범도 레일리에게 “하루빨리 그라운드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짧은 대화를 나눈 둘은 헤어지기 직전 서로를 끌어안으며 우정을 과시했다. 나성범을 보내고 덕아웃을 향하던 레일리는 활짝 웃으며 “나는 괜찮다. 문제없다”고 외쳤다.

혹자는 ‘포스트시즌은 전쟁’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도 아름다운 사연은 존재한다. 레일리와 나성범이 보여준 동업자 정신도 그 중 하나다.

마산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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