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포잡] 홈런에 웃은 류중일, 홈런에 운 홍상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0월 11일 05시 30분


삼성 선수 시절 류중일-두산 홍상삼(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삼성 라이온즈
삼성 선수 시절 류중일-두산 홍상삼(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삼성 라이온즈
포스트시즌은 한 방으로 기억된다. 홈런은 가을야구에서 잊을 수 없는 추억과 역사를 남기곤 한다.

준플레이오프(준PO) 역사에서 홈런 얘기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류중일(현 LG 감독)이다. 류중일은 삼성 시절이던 1991년 롯데와 격돌한 준PO에서 4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당시 준PO는 2선승제였지만, 3차전이 연장 13회 3-3 무승부로 끝나면서 승부가 4차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런데 류중일은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매 경기 홈런을 터뜨렸다.

1차전에서 5-3으로 앞선 6회말 솔로홈런을 날리며 팀 승리에 공헌한 그는 2-10으로 패한 2차전에서 9회초 2점홈런을 때려내 팀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리고 무승부로 끝난 3차전에서도 1회말 첫 타석에서 솔로홈런을 날렸다. 4차전에서는 3-2로 앞선 8회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홈런을 쏘아올려 영웅이 됐다.

류중일은 홈런타자는 아니었다. 1991년 페넌트레이스에서 때려낸 총 홈런수가 5개였다. 그런데 그해 준PO 4경기에서 4홈런을 기록했으니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4연속경기 홈런은 준PO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서도 최초의 기록. 롯데 펠릭스 호세가 1999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부터 한화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까지 4연속경기 홈런을 뽑아내며 타이기록을 세웠다.

반면 투수 쪽을 살펴보면 두산 홍상삼이 4연속경기 피홈런으로 눈물을 흘렸다. 단일시리즈는 아니었다. 2009년 롯데와 맞붙은 준PO에서 3차전과 4차전 연속 홈런을 내준 뒤 2012년 준PO에서 롯데와 만나 다시 1차전과 2차전에서 홈런을 허용하면서 뼈아픈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알쓸포잡’은 ‘알아두면 쓸데 있는 포스트시즌 잡학사전’의 줄임말입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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