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놓고 있다가… 넋 놓은 NC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8월에 2위 내주더니 3위도 위태… 월초 해커 부상 뒤 선발진 붕괴
잘 던지던 불펜까지 힘 잃어가… 방망이는 불뿜고 있어 더 속쓰려
팬 “이런 부진 완전 국정감사감”

김경문 감독
김경문 감독
“투수 다 쏟아붓다가 역전패하는 게 패턴입니다. 완전 국정감사감입니다.”

경남 창원시(성산구)를 지역구로 하는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지역 주민의 하소연을 전했다.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부진에 빠진 것이 아무래도 수상하다며 국정감사용으로 제보를 한다는 한 편의 ‘블랙코미디’였다.

뼈 있는 농담에 마냥 웃을 처지는 아니다. 시즌 중반까지 2위를 달리며 선두 KIA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NC는 현재 3위 자리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19일 현재 4위 롯데와 1경기 차다. 거인군단 롯데가 후반기 승률 2위를 달리며 맹추격한 영향이 크다. 하지만 뒷걸음질 친 공룡군단 NC가 자초한 측면도 있다.

NC는 8월 중순 두산에 2위 자리를 내준 이후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12승 15패에 이어 이달에도 6승 7패 1무로 50% 승률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내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NC는 지난주 6연전 동안 무려 77점을 내주며 1승(4패 1무)만을 올렸다. 프로야구 최초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이라는 불명예도 떠안았다.

부진의 원인은 마운드 붕괴다. 에이스 해커(34)가 발목 통증으로 이달 초 1군에서 제외된 가운데 맨쉽(32), 이재학(27), 장현식(22) 등의 선발투수들도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선발진이 부진하자 NC의 강점으로 꼽히던 불펜 또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6.42까지 높아졌다.

허구연 MBC해설위원은 “임창민, 김진성 등 NC 구원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하긴 했지만 압도적인 공을 가진 난공불락형은 아니다. 선발진의 부진이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롯데는 린드블럼(30)의 복귀 이후 선발투수들은 물론이고 투수진 전체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NC는 타선의 활약에도 마운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더욱 속이 쓰릴 만하다. NC 타선은 이달 들어 팀 타율 전체 1위(0.326)에 올랐지만 마운드가 받쳐주지 못해 좀처럼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타선마저 식을 수 있다. 가을야구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롯데와의 시즌 맞대결에서 7승 9패로 열세라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물론 낙담하긴 이르다. 최근 3년간의 가을야구 경험이 NC에 큰 자산이 될 거라는 평가다. 허 해설위원은 “김경문 NC 감독의 경기 장악력도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무대에서 이미 입증된 부분이다. 최근 기세로만 보면 롯데가 좋지만 아직까지 NC가 마냥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nc#김경문 감독#넥센 부진 국정감사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