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타선 KIA, 뇌관은 ‘팀 배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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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대부분 진루타율 4할 넘어… 1번 이명기-9번 김선빈은 5할대
자연스레 중심타선 타점 이어져

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한미일 최다 기록을 세운 선두 KIA 타선의 폭발력이 뜨겁다 못해 상대 투수들을 전부 궤멸시킬 기세다.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쉬어갈 틈 없는 지뢰밭 타선이다. 4일 현재 팀 타율(0.305)은 10개 팀 중 유일하게 3할을 넘었다. 득점권 타율도 0.342로 1위다.

KIA에는 마음만 먹으면 3할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하지만 타자들의 화려한 면면보다는 누상의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려는 치열한 노력이 폭발적인 득점력으로 연결됐다는 게 야구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진루 관련 기록을 의뢰한 결과, KIA 주전 타자들의 ‘진루타율(진루 성공률)’이 다른 팀 주전 타자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루타율은 타석에 있는 타자가 누상의 주자가 진루할 수 있게 안타, 볼넷, 번트, 희생타 등으로 도운 비율이다. 그만큼 KIA 타자들이 주자가 있을 때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정확한 타격으로 팀 득점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이다.

3일 현재 주로 1번부터 9번까지 나서는 타자들의 진루타율이 대부분 4할을 넘는다. 보통 진루타율이 4할을 넘으면 팀 배팅에 최적화된 선수로 평가한다. 올 시즌 초반 SK에서 이적해 최근 톱타자로 나서고 있는 이명기의 진루타율은 0.535(리그 5위)다. 주자가 있는 상황을 128차례 맞이해 68번 주자를 진루시켰다. ‘공포의 9번 타자’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히며 타격 선두(0.378)를 달리고 있는 김선빈은 0.541로 더 높다. 서건창(넥센·0.612), 최형우(KIA·0.596)에 이어 리그 3위다. 9번 타자와 1번 타자의 높은 진루타율은 자연스럽게 중심 타선의 타점 기회로 이어졌다. 득점 기회를 넘겨받은 3번 버나디나(0.482)와 4번 최형우도 무리하게 큰 것만을 노리는 스타일은 아니다.

KIA 박흥식 타격코치는 “지난해까지 KIA 타자들이 타격 기량은 좋았지만 주자가 있을 때 ‘공이 들어오면 무조건 친다’며 자기 기록만 의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래서 올해는 팀 타격을 하면서 어떻게든 앞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선수들을 세뇌하다시피 했다”며 “올 시즌 가장 보람 있는 부분이 진루타”라고 말했다. 박 코치는 “4번을 치는 최형우에게 팀 배팅을 가장 많이 요구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모든 선수들이 타석에 설 때 ‘연결’의 마인드를 갖고 들어오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최형우도 “주자가 있을 때 ‘내가 앞 주자를 위해 무언가 해줘야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고 타석에 나가게 된다”고 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프로야구 kia#kia 박흥식 타격코치#7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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