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이기기만 한다면” LG 오지환의 진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21일 05시 30분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LG 오지환은 그동안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4월 한 달간 25경기에서 타율 0.344, 4홈런 16타점으로 펄펄 날았지만, 5월 들어 거짓말처럼 타격감이 뚝 떨어졌다. 23경기에서 타율은 0.200에 불과했고, 홈런은 없었다. 타점도 7개에 불과했다.

좋지 않은 타격 컨디션보다 오지환을 더 괴롭혔던 것은 타선의 동반침체로 팀이 자꾸 지는 상황이었다. 그는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늘 “숫자는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그저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되는” 게 유일한 목표였다. 그런데 팀이 안 좋을 때 자신마저 슬럼프에 빠지면서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LG 양상문 감독은 오지환의 부진에 대해 “체력적인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워낙 체력소모가 큰 포지션(유격수)을 소화하고 있고, 그의 뒤를 받쳐줄 백업 유격수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심적 부담감까지 컸을 것이라는 게 양 감독의 설명이었다. 고민하던 양 감독은 2군에 있던 강승호를 1군으로 올려 그에게 휴식을 주는 쪽을 선택했다. 오지환이 빠진 사이 강승호가 2루수, 수비가 좋은 손주인이 유격수를 맡는 식으로 타선을 운영했다.

휴식은 약이 됐다. 오지환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몇 경기를 쉬면서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그는 6월 들어 19일까지 15경기에 나가 타율 0.275,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20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4-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 1사 만루서 한 점 달아나는 귀중한 점수를 뽑아냈다. 양 감독도 “오지환이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이 보인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양 감독은 오지환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했다. 그가 하위타선에서 역할을 해주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기 쉽기 때문이었다. 그의 책임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 오지환은 힘들어도 “쉬고 싶다”고 얘기를 하거나 겉으로 내색한 적이 없다고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선수는 무조건 뛰어야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 기록이 안 좋은 것보다 팀이 자꾸 져서 기분이 안 좋았다”는 그의 말이 진심인 이유다. 쉽게 만족하지도 않는다. 그는 “타격감이 조금씩 돌아오긴 하지만 완전하지 않다”며 “앞으로 더 끌어올려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더 이를 악물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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