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한화 이성열 홈런이 영양가 없다고? 모르는 소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6월 14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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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성열은 12일까지 올 시즌 7홈런을 터뜨리며 분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홈런을 친 날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성열은 12일까지 올 시즌 7홈런을 터뜨리며 분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홈런을 친 날 팀이 패해 빛이 바랬지만,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성열(33)은 한화 타선에 없어선 안 될 존재다. 13일까지 30경기 타율 0.387(106타수41안타), 7홈런, 19타점, 출루율 0.442의 올 시즌 성적이 그 증거다. 데뷔 14년차에 생애 최고의 성적을 써내고 있는데, 한 시즌 최다 24홈런(86타점)을 기록한 2010년의 성적도 넘어설 기세다. 6월 10경기에선 장타율 3위(0.829), OPS 4위(1.304)로 순항 중이다. 좀처럼 타격 페이스가 꺾이질 않는다.

● 홈런 영양가 논란 왜?

이성열의 홈런을 두고 ‘영양가 논란’이 일었다. 그가 홈런을 터트린 7경기에서 팀은 7전패를 당했다. 이 가운데 6개가 솔로홈런이었다는 점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 타자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을 무의미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가 홈런을 터트린 7경기에서 팀이 7전패를 당한 것은 결과론이다. 결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스포츠의 특성상 비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지만, 그의 홈런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무의미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이성열은 4월13일 대구 삼성전에서 우규민을 상대로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렸다. 0-0이던 5회초 선제 1점홈런이었다. 4월25일 부산 롯데전에서 송승준을 상대로 쏘아 올린 시즌 2호 아치(1점)도 0-0이던 2회에 나왔다. 5월21일 대전 삼성전에선 6-8로 뒤진 9회, 5월23일 대전 KIA전에선 0-10으로 뒤진 5회 각각 1점홈런을 때려냈다. 1일 대전 두산전에선 4-8로 끌려가던 8회 유희관을 상대로 추격하는 2점홈런을 기록했고, 3일 대전 SK전에서 1-5로 뒤진 8회 1점짜리 아치를 그렸다. 9일 대전 삼성전에서 기록한 7호 홈런(1점)은 4-2로 앞선 6회에 나왔다. 이 7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해 빛이 바랬지만, 최소 5게임에선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준 아치를 그린 것이다.

한화 이성열. 스포츠동아DB
한화 이성열. 스포츠동아DB

● 발전의 흔적

이성열은 올 시즌을 통해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성열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언더투수 포함 우투수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 78개였던 반면, 좌투수에게는 15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안타 수만 봐도 우투수 451개, 좌투수 120개로 차이가 컸다. 좌투수를 상대로는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일도 잦았다. 그러나 올해는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500(28타수14안타), 3홈런, 9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우투수 상대 성적도 타율 0.346(78타수27안타), 4홈런, 10타점. 표본이 작지만, 좌투수에 약하다는 과거의 이미지를 상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2아웃 이후에도 타율 0.405(37타수15안타), 2홈런, 9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언제든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홈런 타구의 방향도 한층 다양해졌다. 기존의 극단적으로 잡아당기는 스윙에서 탈피해 바깥쪽 높은 공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올 시즌 7개의 홈런 가운데 우측 담장을 넘어간 타구는 1개(5호)에 불과하다. 왼쪽과 좌중간으로 각각 2개, 가운데와 우중간, 우측으로 1개씩 쳐냈다. 한화 김준기 전력분석팀장은 “이제는 타격폼이 무너지지 않는다. 바깥쪽 높은 공에도 대처가 된다. 돌아나오는 스윙도 위력적이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이성열은 “여느 때처럼 공을 많이 보고 1루를 꼭 밟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올해는 꾸준히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주셔서 감사드린다. 책임감도 강해지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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