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뛰기보다 잡겠다” 최재훈의 이유있는 항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9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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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재훈(28).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최재훈(28).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뛰기보다는 잡도록 하겠습니다.”

한화 최재훈(28)의 프로필에 적힌 178㎝·76㎏의 신체조건을 보면 포수보다는 내·외야수가 어울린다. 겉으로 보기에도 포수치곤 왜소한 체형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애초 최재훈을 발이 빠른 포수로 생각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최재훈과 처음 만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허벅지가 굉장히 굵더라. 오히려 상체보다 허벅지가 더 큰 것 같다.”

최재훈의 굵은 허벅지는 그가 본격적으로 1군에 모습을 드러낸 2012년부터 두산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현 지바 롯데 감독), 강인권 배터리코치와 눈코 뜰 새 없이 훈련에만 매진한 덕분에 얻은 훈장이다. 날씨에 관계없이 포수장비를 착용한 채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하체가 단단해진 것이다. 최재훈은 “트레이드 발표 후 강인권 코치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눈물이 나더라. 지도해주신 코치님께 감사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도루와 관련한 김 감독의 말을 전해들은 최재훈은 “뛰기보다는 잡겠다”고 목청껏 외쳤다. 이유 있는 항변(?)이었다. 18일까지 최재훈의 통산 도루저지율은 0.341(138시도 47성공). 이는 최재훈이 본격적으로 1군 선수가 된 2012시즌부터 올해까지 20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2위 넥센 박동원·0.336).

단순히 이 기간의 도루저지 횟수만 따지면 공동 15위. 출장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표본도 작다. 그러나 표본이 작다고 폄훼할 기록은 아니다. 최재훈은 기본적으로 어깨가 강하고 미트에서 공을 빼는 동작이 매우 빠른 포수다. 출장기회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탁월한 도루저지능력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스로도 기회가 주어지면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크다. 최재훈은 “독한 마음 먹고 열심히 뛰겠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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